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가 급감한 데 힘입어 큰 폭 올랐다.

2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80달러(1.4%) 상승한 59.8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장중 한때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 선도 넘어섰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 지표와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약 959만 배럴 급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재고 감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8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봤다.

또 휘발유 재고는 459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413만 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21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12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WTI는 장 초반 소폭 하락했던 데서 원유 재고가 급감한 것은 물론 휘발유 등 석유제품 재고도 큰 폭 줄어든 것으로 나오면서 급하게 반등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이번 주 오는 6월까지 감산을 지속하기로 확정하는 등 공급 축소 정책이 유가를 꾸준히 밀어 올리는 상황에서 미국 재고도 큰 폭 줄면서 상승 압력이 가중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점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키웠다.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도 시장의 예상보다 이른 9월 말에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5월부터는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도 줄이기로 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도 큰 폭 하락세던 데서 비둘기 연준에 힘입어 상승 반전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진 점은 유가의 상단을 제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상당 기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하더라도 중국 측의 합의 이행을 확인할 때까지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일부 외신은 전일 미국이 관세 유지를 주장하는 데 반발해 일부 영역에서 미국 측에 양보했던 것을 되돌리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았던 바 있다.

양국 무역협상이 차질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 지속 등으로 유가의 상승 추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배럴당 60달러 선 등 민감한 영역에 접어든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견제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의 마티진 랏츠와 에이미 서전트 원유 전략가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주 OPEC 관계자들과 대화를 한 결과 이들이 브렌트유가 60달러 중반에서 움직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OPEC은 6월 회의에서 생산량 감소를 확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브렌트유 전망을 배럴당 65달러에서 75달러로 10달러나 상향 조정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나올 수 있는 시점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원유 수요와 감산 등을 고려하면 강세장이 조성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 美 원유 재고 급감에 WTI 장중 60달러 돌파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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