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강원 춘천에서 발생한 중거리 지대공유도탄 '천궁'(天弓) 오발 사고가 정비작업 중 정비 요원들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춘천 시민들이 재발방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지역 인근 주민은 "부대 차원에서 조심하겠지만, 절대 일어나선 안 될 일"이라며 "안전사고는 안전불감증에 의해 되풀이되는 만큼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고를 목격한 다른 주민도 "갑자기 꽝 하는 소리에 폭탄이라도 터진 줄 알았다"며 "재발방지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 당시 천궁은 '꽝' 소리와 함께 솟아오른 지 약 3.5초 만에 하늘에서 터졌다.
다행히 인명·재산 피해는 없었으나 유도탄 방향이 시내를 향해, 자폭하지 않았다면 대참사가 일어날 뻔했다.
게다가 부대 근처 대룡산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자칫하면 등산객들이 다칠 수도 있었다.
때마침 대룡산 정상에서 쉬다가 발사 소리에 놀라 천궁을 촬영한 시민은 "갑자기 '꽝' 소리와 함께 물체가 솟아오르더니 3∼4초 있다가 다시 '꽝' 하고 터졌다"며 "귀가 얼얼한 정도까진 아니지만, 그 소리가 엄청나게 컸다"고 설명했다.
당시 경찰과 소방에는 폭발음에 놀란 시민들이 어떻게 된 일인지 묻는 전화가 잇따랐다. 이에 춘천시는 지난 20일 해당 부대에 "이번 사고로 30만 시민이 가슴을 쓸어내리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부대 누구도 시민 생명과 안전에 대해 입장 표명이 없다"며 대책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시는 시민 불안감 해소와 안전지역이 될 수 있도록 이번 사고에 대한 공개 사과,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을 공식적으로 표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공군은 21일 "천궁 유도탄 비정상 발사는 18일 오전 10시 38분께 연간 계획정비 일정에 따라 천궁 유도탄의 발사대 기능을 점검하던 중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군은 사고 직후 합동조사단을 꾸려 비정상 발사 원인을 조사, 천궁 정비작업 중 정비 요원들이 케이블 분리 및 연결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오발 사고가 난 것을 확인했다.
공군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유사 사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은 적 항공기 격추용 유도탄으로, 1발당 가격은 15억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