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으로 바뀐 골프 규칙이 적용된 지 석 달째지만 현장에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회 때마다 새로운 룰을 숙지하지 못해 벌타를 받는 사례가 등장하고 바뀐 골프 규칙에 대한 불만도 속출한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도 예외는 아니다.

18일(한국시간) 열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웨브 심프슨(미국)은 14번 홀 그린 프린지에서 퍼트를 준비하다 무심코 퍼터로 볼을 건드렸다.

연습 스윙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 들고 있던 퍼터 손잡이 부분이 상의에 엉키면서 퍼터 헤드가 볼을 스쳤다.

심프슨은 일반 퍼터가 아니라 샤프트가 긴 롱퍼터를 쓴다.

볼은 1㎝가량 움직였다.

심프슨은 볼을 제자리로 옮겼지만 1벌타를 부과받았다.

만약 그린 위에서였다면 심프슨은 벌타를 받지 않았다.

새 골프 규칙은 '그린에서 의도하지 않았는데 볼이 움직이면 벌타 없이 제자리에 놓고 치면 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프슨의 볼은 그린과 붙어 있지만 엄연히 그린 밖인 프린지 지역이었다.

심프슨으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다고 느낄 법했다.

아닌 게 아니라 심프슨은 "볼이 움직였다고 해서 내가 어떤 이득을 봤겠냐. 볼을 움직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면서 "의도하지 않은 이런 결과에 벌타는 불합리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심프슨은 이에 앞서 "PGA투어가 자체적으로 골프 규칙을 정해서 대회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PGA투어에서 통산 5승을 올린 심프슨은 2012년 US오픈을 제패했고 지난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바 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는 새로운 규칙 위반은 아니지만 희귀한 벌타 사례가 있었다.

헤롤드 바너(미국)는 경기 시작 직전 드라이버 헤드가 깨진 사실을 발견하고 드라이버를 빼놓은 채 티오프했다.

골프 규칙은 선수가 14개 이하의 클럽을 가지고 경기를 시작하면 경기 도중에 이를 보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바너는 에이전트를 시켜 새 드라이버를 가져오게 했다.

그러나 그는 새 드라이버의 헤드를 빼서 깨진 드라이버 헤드와 교체했다.

새 드라이버의 샤프트가 원래 쓰던 드라이버와 달랐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접한 경기위원회는 즉각 바너에게 2벌타를 매겼다.

골프 규칙은 경기 중에 코스에서 골프 클럽 조립을 금지하고 있다.

경기위원회는 "코스 밖, 즉 클럽하우스나 다른 곳에서 클럽을 조립해서 바너에게 넘겨줬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