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의존하면 ‘항문 통증’ 발생… 임신 전 건강 체크해야
대한민국 국민의 약 25%가 앓고 있는 국민질병 ‘치질’. 치질은 보통 남성에게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젊은 여성 사이에서도 ‘고민거리’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2012~2016년) 치핵 질환으로 요양기관을 이용한 진료인원은 2012년 68만 명, 2013년 67만 명, 2014년 65만 명, 2015년 64만 명, 2016년 61만 명 등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진료인원을 연령대별 보면 2016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남성은 60대가 1,651명, 여성은 20대가 1,492명으로 각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여성들의 경우 2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항문질환이 고루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장튼위튼병원 항문건강클리닉의 송기호 원장은 무리한 다이어트와 생활습관을 원인으로 꼽았다. 송기호 원장은 “집 밖에서의 화장실 이용을 꺼려 배변욕구를 참는 젊은 여성의 경우 변이 딱딱하고 굵어져 치열 형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야근 등 한 자리에서 오래 앉아 일하는 습관 역시 치질을 유발한다”고 전했다.

치열을 앓고 있는 여성들은 보통 항문의 쓰라림과 화끈거림을 호소하며, 변 전체적으로는 묽은 편이지만 배변 시 첫 부분이 단단해 강한 힘을 주곤 한다. 이에 따라 화장실 가기를 두려워하며, 휴지에 피가 묻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러한 치열 증상의 원인이 바로 변비인데 배변 시 무리하게 힘을 주다보면 항문이 찢어져 출혈과 통증이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적당한 운동을 동반하지 않은 채 무조건 굶거나, 하나의 음식만을 섭취하는 원푸드다이어트 등은 수분과 식이섭유 섭취량이 부족해져 변비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보정속옷을 착용함으로써 몸을 꽉 조이는 것 또한 장 운동을 방해, 변비를 부추기는 데 한 몫 한다. 불규칙한 식사와 자극적인 음식 섭취로 설사 증상이 심해지는 과민성 장 증후군 역시 치열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 된다.

3~5월은 결혼 전 건강검진을 받는 예비부부들이 늘어나는 시기다. 하지만 대부분 ‘항문질환’까지 염두에 두고 체크를 하는 커플은 거의 없다. 그러나 결혼 후 임신과 출산을 생각하는 여성이라면 항문건강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기혼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게 되면서 전에 없던 치질이 생겨 당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신을 하면 호르몬의 영향으로 변비가 잘 생기고 조직이 약해져 잘 붓는다. 더욱이 태아로 인해 하지 및 항문 혈류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항문 혈관에 피가 엉겨 붙거나 혈관이 막혀 항문이 퉁퉁 붓게 된다. 출산 시 과도한 힘을 주다보면 항문에도 영향을 미쳐 치질이 생긴다.

장튼위튼병원 항문건강클리닉 송기호 원장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여성이라면 현재 조금이라도 항문 질환 이상이 느껴지거나, 혹 아무 증세가 없더라도 결혼 전 미리 체크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송기호 원장은 “임신 중 치질 증상이 심해 견디기 어려우면 약물치료나 임신 후반기에 수술을 할 수는 있으나 태아와 산모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하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면서 “때문에 임신 전에 치질 등 항문상태에 대한 체크 및 치료를 받고 임신을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신 후의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변비에 유의하고 온수 좌욕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항문 질환에서 벗어나려면 규칙적으로 변을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무엇보다 배에 힘을 주지 않고도 장의 수축작용만으로 10분 이내에 배변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수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적당한 운동으로 장의 운동을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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