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한 사회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이번엔 걸음걸이로 사람을 식별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 구축에 나서 주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경찰당국이 최근 AI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와트릭스가 개발한 보행 인식 소프트웨어를 주요 도시에 적용해 활용도를 시험하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보폭이나 걸을 때 나타나는 신체 특징 등을 분석해 개개인을 식별해 낸다.

회사 측은 “50m가량 떨어진 곳에서도 사람의 걸음걸이를 분석해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함으로써 94%의 정확도로 0.2초 만에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융전 최고경영자(CEO)는 “기존의 얼굴 인식 시스템은 사람이 화면을 계속 바라보고 있어야 식별이 가능하지만 보행 인식 시스템은 그럴 필요가 없다”며 “일치하는 사례가 생기면 자동으로 경보음이 울린다”고 말했다.

중국 경찰은 베이징과 상하이, 충칭 등 주요 대도시에 보행 인식 장치를 설치해 범죄 수사 등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분리독립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도 곧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 30만 명에 달하는 수배자의 걸음걸이를 모두 데이터베이스화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국토 전역에 얼굴 인식 기능이 들어간 폐쇄회로TV(CCTV) 1억 대가량을 설치해 3초 안에 신원을 구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5월부터는 국민 개개인에게 점수를 매겨 이를 기초로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사회신용제도를 시범 도입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