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김혁철, 연일 만나다 오늘은 회동없어…폼페이오-김영철, 고위급 회동 가능성
트럼프-김정은, 5차례이상 만남 예정…마지막 빈칸, 정상의 '정치적 결단'으로 채우나
특별취재단 =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베트남 하노이에서 숨 가쁘게 진행되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간 '의제' 실무협상이 일단락하는 분위기다.

비건 대표와 김혁철 대표는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따로 만나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되지 않았다.

전날에도 두 사람은 단 30분간만 회동해 이들 간의 협상은 이제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 대표는 이날 중국 접경 동당역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마중을 나간 데 이어 오후에는 김 위원장이 여장을 푼 멜리아호텔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김혁철 대표는 호텔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수행해 하노이에 입성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에게 그간의 협상 진행 상황을 자세하게 보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와 비건 대표는 지난 21일부터 전날까지 닷새간 매일 만나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협상을 진행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28일 정상회담 뒤 발표할 '하노이 선언'(가칭)의 내용을 채우는 작업이었다.

협상 시간만 총 18시간 30분에 이를 정도여서 두 사람이 위임받은 범위 내에서는 모든 논의를 다 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고 북미 간의 이견이 상당히 해소됐다는 기류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협상은 이제 자연스럽게 '윗선'으로 넘어가는 양상이다.

고위급의 정치적 결단 없이는 넘어설 수 없는 어떤 '벽'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마침 북미 간 장관급 협의 채널인 김영철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날 잇따라 하노이에 도착했다.

특히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 반나절 이상 먼저 하노이에 들어온 데 대해 김영철 본부장과의 회동을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제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 실무협상에 이어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정상회담 직전에 별도 회동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비핵화 문제의 특성상 장관급 협의에도 한계가 있고 결국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에서 '하노이 선언'의 핵심 내용이 결정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두 정상이 1박 2일에 걸쳐 5차례 이상 직접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함께하는 일정이 많아 정상 간 담판 과정에서 논의에 상당한 진도가 나갈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27일 폼페이오 장관 및 김영철 부위원장 등 소수만 배석시킨 채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어서 허심탄회한 분위기 속에서 한층 높은 수준의 합의문 도출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