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약시, 일찍 치료 시작해야 성공률 높다
아이들은 눈이 잘 보이지 않아도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약시가 있어도 진단이 늦어져 치료를 늦게 시작하는 아이가 많다. 하지만 아이들 약시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모들이 아이의 시력에 이상이 없는지 잘 관찰해야 한다.

백승희(사진) 김응수 김대희 조수현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팀이 2010~2016년 사시소아안과센터를 찾은 만 3~12세 굴절부등약시 환자 450명을 대상으로 치료 경과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환자의 평균 나이는 5.4세였다. 남자가 217명, 여자가 233명이었다.

빛이 시신경 및 망막에 정확히 초점을 맺지 못해 물체가 흐려 보이는 증상을 약시라고 부른다. 약시는 어린이 100명 중 3~4명에게 발견되는 흔한 안질환이다. 이 중 한쪽 눈 시력만 나쁜 것을 굴절부등약시라고 한다. 양쪽 눈의 굴절 차이로 생기기 때문에 짝눈 약시라고도 부른다. 굴절부등약시가 있으면 눈에 구조적 문제가 없어도 한쪽 눈에만 굴절 이상이 심해 시력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한다. 굴절부등약시는 굴절 이상 종류에 따라 원시성, 근시성, 혼합 난시성 등으로 구분된다. 원시는 망막 뒤쪽에 물체의 상이 맺혀 먼 곳은 잘 보지만 가까운 것은 잘 보이지 않는 상태다. 근시는 반대로 먼 곳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다.

아이들 약시, 일찍 치료 시작해야 성공률 높다
교수팀이 조사 대상 환자들의 굴절 이상 종류를 분류했더니 원시는 68.9%, 근시는 16.7%를 차지했다. 난시가 있는 정시군은 14.4%로, 원시인 아이들에게 굴절부등약시가 많았다. 연구팀은 7세를 기준으로 치료 실패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원시인 아이들은 7세 미만 실패율이 6.5%였지만 7세 이상 실패율은 21.1%였다. 근시는 7세 미만 실패율이 14.8%, 7세 이상 실패율이 42.8%였다. 정시군은 실패율이 각각 6.47%, 18.2%였다. 굴절부등약시 진단을 받은 아이들은 굴절 이상과 관계없이 되도록 어린 나이에 치료해야 한다는 의미다. 치료 성공률은 근시인 아이들이 가장 낮았다. 백 교수는 “굴절 이상 종류에 상관없이 되도록 일찍 치료를 시작해야 치료 성공률이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아이들은 시력 이상을 자각하고 표현하는 것이 미숙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했다.

아이가 이유 없이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한다면 병원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고개를 자꾸 기울이거나 옆으로 돌려 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책이나 TV를 볼 때 눈을 찡그리거나 가까이에서 보려고 한다면 근시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안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