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부족이 동맥경화 위험을 높인다는 또 하나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시스템 생물학센터(Center for Systems Biology)의 필립 스워스키 박사 연구팀은 수면 부족이 염증 유발 백혈구를 증가시켜 동맥 혈전(plaque)을 증가시킨다는 쥐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수면과학 전문지 '슬립 리뷰'(Sleep Review)가 14일 보도했다.

유전자 조작으로 동맥경화가 발생하게 만든 일단의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7~9시간 계속 자게 내버려 두고 또 다른 그룹은 중간중간 소음으로 잠이 깨게 한 결과 시간이 가면서 토막잠을 잔 그룹이 제대로 수면을 취한 그룹보다 동맥의 병변이 더 크게 형성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체중이나 혈중 콜레스테롤은 두 그룹 모두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동맥 혈전은 잠을 제대로 못 잔 그룹이 잘 잔 그룹보다 3분의 1이나 더 컸다.

이 쥐들은 또 대조군 쥐들보다 혈액 속의 염증 유발 백혈구인 단핵구(monocyte)와 호중구(neutrophil)가 2배나 많았다.

단핵구와 호중구는 면역세포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잠을 못 잔 쥐들은 각성과 식욕을 관장하는 뇌 부위인 시상하부(hypothalamus)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하이포크레틴(hypocretin)이 잠을 잘 잔 쥐들보다 적었다.

하이포크레틴은 골수에서 백혈구의 생산을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연구팀은 잠을 못 잔 쥐 중 일부에 하이포크레틴 보충제를 투여해 봤다.

그러자 하이포크레틴이 투여되지 않은 쥐들보다 염증 유발 백혈구가 줄어들고 동맥 혈전의 크기도 작아졌다.

이 결과는 잠이 부족하면 하이포크레틴이 줄어들고 이것이 염증과 동맥경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