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7%대로 빠르게 성장하는 캄보디아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기회를 잡길 바랍니다.”

한국인 출신으로 캄보디아 최대 취업포털을 꿈꾸는 최주희 피플앤잡스 대표(35·사진)가 오는 23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있는 빌드브라이트대(BBU)에서 채용박람회를 연다. 한국인이 캄보디아에서 채용박람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동포 사이에서도 화제가 된 최 대표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번 채용박람회를 물어봤다.

중국에서 대학을 나온 최 대표는 2016년 대학 동료 두 명과 함께 프놈펜에 취업사이트 피플앤잡스를 세웠다. 이후 산업인력관리공단 등과 업무 제휴를 이어오면서 한국에는 ‘캄보디아 취업전문가’로 알려졌다.

최 대표는 이번 채용박람회에 전북은행 계열의 PPC뱅크, 대구은행 등 기업 30여 곳을 유치했다. 그는 “동남아시아에 진출하려는 한국의 은행이 대거 참여 의사를 밝혔다”며 “현지 적응 능력과 언어(영어, 중국어) 능력을 갖춘 한국인이라면 관리자로 취업할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 기업뿐 아니라 중국 등 글로벌기업 인사담당자들이 현장 면접도 한다. 그는 “내년에는 메리어트, 노보텔, 샹그릴라, 하얏트 등 글로벌 5성급 호텔이 잇따라 개장을 앞두고 있어 서비스 분야 취업을 원하는 한국 인재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캄보디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인에겐 아직도 ‘킬링필드’의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킬링필드는 1970년대 중반 급진 공산주의 정권이 200만 명에 달하는 양민을 학살한 사건이다. 그는 “캄보디아가 위험국가로 알려졌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아직은 저개발 국가여서 오히려 전문성 있는 인재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캄보디아 출신의 대졸자 초임 연봉이 200달러대로 낮지만 한국인 청년 관리자급은 최고 2000달러로 10배 이상 높은 급여를 받고 있다”며 “베트남 라오스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주변 인접국으로 진로를 넓힐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개발도상국에서의 현지 적응력과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취업 후 쉽게 포기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최 대표는 “다양한 외국 경험을 통해 문화이해력을 갖춘 한국인이라면 오히려 글로벌 기업으로 나갈 발판을 마련하기가 쉽고, 선진국 취업보다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