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없어 결항' 이스타항공, 승객에 60만원씩 배상"
2017년 성탄절 연휴에 승무원을 확보하지 못해 10시간 대기 끝에 항공편을 결항시킨 이스타항공에게 성인 승객 당 60만원의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7단독 한경환 부장판사는 승객 70명이 이스타항공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성년 원고에게 각 60만원, 미성년 원고에게 각 4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또 여행 취소로 환불받지 못한 숙박비, 렌터카 예약비용 등 경제적 손해도 함께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승객들은 2017년 12월23일 일본 오키나와행 이스타항공 ZE631편을 이용해 오전 11시30분 인천공항을 출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400m 미만인 저시정 경보가 두 차례 발령됐고, 항공기 출발 예정시각은 오후 8시20분으로 변경됐다.

이후 승객들의 수화물까지 항공기에 실렸지만, 이스타항공은 승무원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오후 10시께 대체항공편 제공이 없는 결항을 통보했다.

이스타항공은 보상비 10만원 등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승객들은 이를 거부하고 "1인당 150만원씩을 지급하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스타항공은 "기상 악화 및 공항 혼잡에 따른 연착으로 인해 전체적인 운항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승무원의 법정 최장 근무시간이 초과해 부득이 결항한 것"이라며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스타항공이 승객의 손해를 피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기상 악화로 인해 오후 7시43분에서야 항공기가 공항에 도착한 점은 이스타항공의 귀책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승무원의 법정 근무시간 초과는 기상 악화, 천재지변 등에 준하는 사유로 보기는 어렵고, 항공사의 관리 및 책임 영역 내에 있는 운영적 요소나 내부사정에 해당한다"며 "휴무 상태인 승무원을 호출하거나 다른 결항한 항공편의 승무원을 투입하는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승무원이 모두 확보될 수 있고, 곧 이륙할 수 있다는 말을 반복해 승객들을 장시간 공항에 대기하게 했고, 결국 승객들은 다른 대체항공편을 이용해 출국하는 것도 불가능하게 됐다"고 봤다.

승객들을 대리한 법무법인 예율은 "기상 악화 상황에서 장시간 지연에 따라 승무원의 법정 근무시간이 초과하였더라도, 승무원 수배는 항공사의 관리 및 책임 영역 내에 있는 운영적 요소라고 판시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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