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국은 30일(현지시간) 오는 4월1일부터 미국 대학에서 석사 이상 받은 이들에게 취업비자(H-1B)를 더 많이 할당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새 추첨 규칙에 따르면 고급 인력들은 먼저 6만5000명을 선발하는 일반 추첨에 응모한 뒤, 떨어지면 두 번째로 2만명의 취업비자를 내주는 추첨에 다시 응모할 수 있다. 두 번째 추첨은 미국 대학 석사 학위 이상 보유자들만 참가한다. 종전에는 추첨 순서가 반대였다. 순서를 바꾸게 되면 두 번째 추첨에 참가하는 석사 이상 고급 인력들이 취업비자를 받을 확률이 전보다 높아진다. 미국 이민국은 새 규정에 따라 최종 선발 인원 중 석사 학위 이상을 소지한 인원이 약 16%(5340명)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규정 변경은 트럼프 행정부가 비자 발급 요건을 강화하면서 발생한 고급인력 부족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를 남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비자 발급 요건과 단속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일부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이 인도 아웃소싱 업체 등을 통해 저임금 외국인 인력을 대거 고용해 미국 대학 졸업자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미 이민국 관계자는 “실리콘 밸리 기업들이 인도 출신 저임금 노동자 대신 미국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사람을 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조치로 농장 등 계절에 따라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 온 미국 사업장에서는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이민국 보도자료 원문( https://www.uscis.gov/news/news-releases/dhs-announces-final-rule-a-more-effective-and-efficient-h-1b-visa-program )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