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세운상가 재정비, '도심 제조업' 정체성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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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세운상가 일대 재정비 방향 모색 토론회
최근 서울시가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밝힌 세운상가 일대 재정비사업은 지역과 산업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도시연대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세운상가 일대 바람직한 재정비 방향 모색 긴급토론회'를 열고 세운상가 일대의 산업생태계와 역사문화 보전 방안을 논의했다.
토론회에는 도시공학과 교수와 서울시 도시재생 담당자, 세운상가 입주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재정비사업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박은선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활동가는 "제조업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지역 특성을 고려한 개발이 필요하다"며 "세운상가 일대에 아파트가 들어서기보다는 숙련된 기술을 청년 세대로 전수할 수 있는 학교·연구소·실험 공간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웅규 중앙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정체성이 강한 도심산업과 생활유산을 보전할 필요가 있다"며 "임대 공공산업시설을 도입해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고, 청년·시니어 장인들을 위한 활동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운상가에 입주한 3D프린터 제조업체 '아나츠' 이동엽 대표는 이어진 토론에서 "청계천·을지로 일대 가공업체들의 기술은 외국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며 "청년들이 만든 스타트업과 이같은 기술이 결합한다면 그 자리에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짓는 것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를 지켜보던 상인들도 적극적으로 손을 들고 의견을 내놓았다.
세운상가 일대에서 37년간 사업을 해왔다는 한 업체 대표는 "최근 서울시에서 막대한 자금을 들여 세운상가를 리모델링했는데, 정작 양옆에서 '날개'처럼 받쳐주던 오래된 업체들을 전부 철거했다"며 "서울시에서 입주 상인들의 의견을 고려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우리가 개발에 무작정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옮겨 갈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막무가내로 '여기서 나가라'고만 말하는 것 같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나온 의견들을 두고 조남준 서울시 역사도심재생과장은 "정비가 꼭 필요한 지역과 보존이 필요한 지역을 구분해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시와 이해관계자들 간 간극을 줄여나가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도시연대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세운상가 일대 바람직한 재정비 방향 모색 긴급토론회'를 열고 세운상가 일대의 산업생태계와 역사문화 보전 방안을 논의했다.
토론회에는 도시공학과 교수와 서울시 도시재생 담당자, 세운상가 입주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재정비사업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박은선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활동가는 "제조업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지역 특성을 고려한 개발이 필요하다"며 "세운상가 일대에 아파트가 들어서기보다는 숙련된 기술을 청년 세대로 전수할 수 있는 학교·연구소·실험 공간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웅규 중앙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정체성이 강한 도심산업과 생활유산을 보전할 필요가 있다"며 "임대 공공산업시설을 도입해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고, 청년·시니어 장인들을 위한 활동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운상가에 입주한 3D프린터 제조업체 '아나츠' 이동엽 대표는 이어진 토론에서 "청계천·을지로 일대 가공업체들의 기술은 외국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며 "청년들이 만든 스타트업과 이같은 기술이 결합한다면 그 자리에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짓는 것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를 지켜보던 상인들도 적극적으로 손을 들고 의견을 내놓았다.
세운상가 일대에서 37년간 사업을 해왔다는 한 업체 대표는 "최근 서울시에서 막대한 자금을 들여 세운상가를 리모델링했는데, 정작 양옆에서 '날개'처럼 받쳐주던 오래된 업체들을 전부 철거했다"며 "서울시에서 입주 상인들의 의견을 고려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우리가 개발에 무작정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옮겨 갈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막무가내로 '여기서 나가라'고만 말하는 것 같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나온 의견들을 두고 조남준 서울시 역사도심재생과장은 "정비가 꼭 필요한 지역과 보존이 필요한 지역을 구분해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시와 이해관계자들 간 간극을 줄여나가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