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중국과 미국 등의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확산하면서 큰 폭 내렸다.

2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70달러(3.2%) 하락한 51.9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14일 이후 2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경제지표와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 등을 주시했다.

중국 경기 상황에 대한 불안을 자극하는 요인들이 대거 불거졌다.

중국의 12월 공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한 6천808억3천만 위안(약 112조8천억원)에 그치며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또 중국 등 글로벌 경제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기업인 캐터필러가 실망스러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캐터필러는 중국 수요가 줄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매출이 부진했다고 실적 부진 이유를 설명했다. 또 중국 경기둔화와 원자재 가격상승을 이유로 올해 실적 전망도 시장 기대 보다 낮춰 잡았다.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는 이날 중국발 매출 둔화 등을 이유로 지난해 4분기 매출 전망(가이던스)을 하향 조정했다.

중국 경기 상황에 대한 경고음이 재차 나오면서 중국발 수요 둔화 우려가 한층 커졌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큰 폭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 투자 심리도 동반 위축됐다.

미국 산유량 증가에 대한 부담도 다시 커졌다.

지난주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즈가 밝힌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가 862개로 전주 대비 10개 증가한 점이 향후 산유량증가 우려를 자극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 팔리 석유장관이 러시아가 감산 속도를 높일 것을 약속했다고 밝힌 점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알 팔리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사우디는 12월의 감산 합의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도 감산 속도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12월에 하루평균 1천145만 배럴을 생산해 지난 12월보다 오히려 산유량이 하루평균 8만 배럴가량 늘었다. 사우디가 12월부터 곧바로 생산량을 대폭 줄인 것과 상반되는 행보였다.

러시아는 또 1월에는 산유량을 하루평균 5만~6만 배럴가량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가 감산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자극하는 대목이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상황에 대한 부담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창립자는 "중국의 경제지표와 국유기업실적 등에 대한 경계심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스닥 코오퍼레이트 솔루션의 타마르 에스너 에너지 및 유틸리티 담당 이사는 "현 상황에서 실제 수요 데이터는 여전히 나쁘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정적인 징후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中.美 경기둔화 우려 WTI 3.2% 하락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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