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세 곳 중 두 곳이 올해 설 경기가 작년보다 나빠졌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 상여금을 주겠다는 기업 비율도 2009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11~17일 전국 397개사(응답 기업 기준)를 대상으로 ‘설 연휴 및 상여금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64.7%가 “올해 설 경기가 작년보다 나쁘다”고 답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작년보다 설 경기가 좋다고 답한 기업은 3.0%에 그쳤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올해 설 경기를 더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300인 미만 기업의 65.9%가 설 경기가 1년 전보다 악화됐다고 답했다. 300인 이상 기업 중 설 경기가 나빠졌다고 답한 비율은 이보다 낮은 60.0%였다.

설 상여금을 주겠다는 기업의 비율은 지난해 71.5%에서 올해 67.8%로 3.7%포인트 낮아졌다. 이 비율은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모두 떨어졌다.

300인 이상 기업은 78.8%에서 73.8%로, 300인 미만 기업은 69.7%에서 66.2%로 내려갔다. 설 상여금을 주겠다는 기업 비율(67.8%)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60.3%)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설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기업들은 근로자 1인당 평균 111만3000원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전년보다 3만2000원(3.0%) 늘었다. 경총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이 명절 상여금 규모를 기본급을 기준으로 계산하고 있다”며 “기본급이 올라가면서 상여금 지급액도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