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회수 속도조절 나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희소식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2년 전 자산 축소를 시작할 때 고려한 것보다 더 많은 규모의 자산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25일 보도했다.
Fed 자산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1조달러 미만이었지만 양적완화(QE)를 통해 최대 4조50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Fed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해 2017년 10월부터 자산 축소에 나섰다. 만기가 된 채권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매달 최대 500억달러어치를 줄여 지난 16일 현재 4조600억달러 수준까지 자산이 감소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2017년 4월 “약 5년에 걸쳐 자산 규모가 1조5000억~3조달러로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달 초 “자산 축소가 시장 변동성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면 계획 변경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WSJ는 Fed가 정책 변경을 위한 세부 전략과 이를 시장에 전달하는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Fed의 정책 변경 검토가 금융시장 부양 목적보다는 은행들이 Fed에 맡기는 초과지급준비금의 적정 수준에 대한 논의와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Fed는 당초 QE 과정에서 급증한 지준을 과거 수준으로 되돌리길 원했다. 하지만 최근 지준을 충분히 유지하는 게 단기 금리 변동성을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인식이 커졌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Fed가 올 하반기 자산이 3조5000억달러 수준까지 줄어들면 자산 축소 프로그램을 손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글로벌 경기 둔화 조짐에 통화정책 정상화의 고삐를 늦추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24일 올여름까지는 제로(0) 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23일 기준금리를 -0.1%, 국채 10년물 금리를 0% 수준으로 동결했을 뿐 아니라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을 기존 1.4%에서 0.9%로 낮췄다. 2017년 7월부터 작년까지 다섯 차례나 기준금리를 올린 캐나다 중앙은행도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