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 코스피·코스닥 10년 만에 동시 순매수
지난해 주식계좌 223만개 늘어…증가폭 9년 만에 최대
지난해 주식거래활동계좌가 9년 만에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거래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한 적이 있는 증권계좌로, 주로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 개설하는 위탁매매 계좌가 대부분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주식거래활동계좌는 2천702만개로 전년 말보다 223만개(9.0%) 늘었다.

이 계좌가 200만개 이상 증가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던 2009년(386만개)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닥쳤던 2012년에는 27만개가 줄기도 했다.

지난해 주식거래활동계좌가 대폭 증가한 것은 코스피가 한동안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면서 증시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지난해 1월 29일 2,598.19(종가 기준)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당일 장중에는 2,600선마저 돌파했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도 927.05까지 올라 2002년 3월 29일(927.30) 이후 15년 10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주식거래활동계좌가 가장 많이 늘어난 달도 1월(35만8천개)이었다.

1월의 계좌 증가 수는 지난해 월평균 증가 수(18만6천개)의 약 2배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동반 순매수를 보였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7조450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3조8천29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는 증시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 주식거래활동계좌가 지난해처럼 많이 늘어나진 못할 전망이다.

실제로 이미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식거래활동계좌 수 증가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는 지난해 8월 한 달간 17만7천개 늘었으나 9월 15만6천개, 10월 13만9천개, 11월 12만4천개, 12월 6만7천개 등으로 증가 속도가 둔화됐다.

미중 무역전쟁, 반도체 경기 하락, 고용 부진 등 대내외 악재로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한 데 따른 것이다.

경제활동인구를 고려해도 주식거래활동계좌의 급격한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면 경제활동인구(2천758만2천명) 대비 주식거래활동계좌 비중은 98.0%에 달했다.

2017년 말에는 이 비중이 90.1%였다.

2008년 말(51.3%)과 비교하면 거의 2배로 커진 수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