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원 초청 송년 만찬…"어느 정부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열심히 일해""남북관계 꿈같던 구상 실현…경제 패러다임 전환, 완성 단계로 발전시켜야"문재인 대통령은 28일 각 부처 장관들에게 "모두 노동 시간·강도 면에서 역대 어느 정부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열심히 일했다"며 "그런 만큼 성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구성원 초청 송년 만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1년 동안 수고 많았다.(성과를 내서) 평가받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만찬은 오후 6시 30분부터 1시간 30여분간 진행됐다.문 대통령은 "올해는 남북관계에 있어 대결의 역사에서 평화·협력의 시대로 대전환하는 한 해였다"며 "평창동계올림픽, 3번의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남북철도 착공식, 화살머리고지 (지뢰 제거)까지 작년의 꿈같던 구상들이 실현됐다"고 떠올렸다.이어 "사람 중심으로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한 해였다"며 "보육비·통신비·의료비를 낮췄고, 기초연금·아동수당 등 사회안전망을 확충했다"고 평가했다.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이것들을 완성 단계로 발전시키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내년 과제"라며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작년에 이어 많은 분이 올해도 함께 해 더욱 기쁘다"며 "새해에 건강하시고,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문 대통령의 발언에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가 "올해 수고가 많았고, 새해에 열심히 일해달라"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건배를 제의했다고 만찬 참석자들이 전했다.한 참석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내년 성과를 다짐하는 자리였던 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만찬에는 이 총리를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국무위원 18명 전원이 참석했다.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국무회의 참석 대상자 중 박원순 서울시장,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등 14명도 자리를 함께했다.다만, 국무회의 참석 대상자인 임대식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독감으로 불참했다고 고 부대변인이 전했다./연합뉴스
"무조건 충성하라 요구 안 해…부대 밖 피자집도 들르고 외박도 위수지역 밖에서"최전방 신병교육대 찾아 치킨·피자 선물하며 장병들 격려'쌍둥이 신병' 어머니도 영상통화…"얼마나 애가 타시겠나""문재인입니다.여기 훈련병이 여자친구 마음이 변할까 봐 걱정하고 있답니다."연말을 맞아 28일 경기도 연천의 육군 제5보병사단 신병교육대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훈련병의 가족·여자친구와 '깜짝 영상통화'를 했다.특히 문 대통령은 "정부도 여러분에게 국가에 무조건 충성하라고 요구하지만은 않겠다"며 휴대전화 사용 폭 확대 등 장병 복지에 힘쓰겠다는 취지의 격려도 건넸다.이날 방문은 흔들림 없는 국방태세를 점검하는 동시에 추운 날씨에도 전방을 지키는 장병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문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가벼운 농담도 건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화를 이어갔다.우선 문 대통령은 이날 훈련병을 비롯한 장병 200여명과 부대 내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했다.메뉴는 보리비빔밥과 순두부찌개였으며, 문 대통령 역시 직접 자신의 식판에 음식을 담아 테이블에 앉았다.테이블에는 청와대가 장병들에게 선물로 준비한 치킨 200마리와 피자 200판도 함께 놓였다.문 대통령은 장병들이 다소 긴장된 표정을 보이자 "자세를 풀고, 대통령 앞이라도 최고로 편한 자세로 즐거운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식사를 마친 뒤에는 급식 재료 등을 살펴보며 "예전에는 라면이 나오는 '분식의 날'이 있었는데 지금도 그런 것이 있느냐", "여기서 제공하는 음식을 호텔 수준으로 해달라"라고 말하며 관심을 보였다.실내교육장에서 이어진 '장병과의 대화' 시간에는 한층 분위기가 달아올랐다.훈련병 200여명은 문 대통령이 입장하자 의자 위로 올라가 박수 치고, 일부는 머리 위로 팔을 올려 하트모양을 만들거나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목소리를 들으니까 진짜 군기가 바짝 들었다.한편으로는 훈련병 말년 표가 좀 나는 것 같다"고 농담도 건넸다.특히 문 대통령은 "정부도 여러분에게 국가에 무조건 충성하라, 그렇게만 요구하지는 않겠다"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여러분의 군생활이 조금이라도 더 자유로워지고 좋아지도록 사병 급여도 대폭 인상하고 있으며, 군 복무 기간도 단축하고 있어서 여러분도 조금 혜택을 본다"고 했다.그러면서 "외출·외박도 이제 위수지역을 벗어날 수 있게 하고, 평일에 외출을 허용해 친구·동료·전우가 PX(군 마트)에서가 아니라 (부대) 밖에 나가 피자집에 갈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하자 훈련병들 사이에 박수가 터졌다.문 대통령은 또 "휴대폰 사용도 한꺼번에 허용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점차 업무 외 시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시간을 늘려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여자친구가) 고무신 거꾸로 신지 않도록 하면 좋겠죠"라고 했다.이어 "정부도 노력을 할 테니 여러분도 서로 아껴주며 군대생활을 잘 해달라"라고 당부했다.문 대통령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안보의식이 없다고 하고 군 복무기간이 단축되고 군 병력이 줄면 우리 안보가 약해진다고도 하는데, 맞나"라고 질문도 던졌다.이에 훈련병들이 "아닙니다"라고 답하자 "여러분이 책임질 것인가.고맙다"라고 격려했다.인사말 후에는 훈련병의 가족·친구에게 즉석에서 영상통화 하는 진풍경이 이어졌다.먼저 동반입대를 한 쌍둥이 훈련병의 어머니와 형이 연결됐다.문 대통령은 "아들을 한명만 보내도 어머니 마음이 아플 텐데, 금쪽같은 쌍둥이 두 명을 보냈으니 얼마나 애가 타시겠나"라고 위로했다.쌍둥이 중 한 훈련병도 "엄마가 우리 둘 다 군대를 보내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울먹였고, 이에 어머니는 "아들, 사랑한다"고 답을 했다.이어 다른 훈련병 여자친구와 영상통화도 했다.이 훈련병은 "5년을 혼자 좋아하다가 만나게 된 여자친구를 두고 입대했다.오늘 전화를 안 하면 무조건 바람이 난다"며 "탈영을 안 하도록 영상통화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전화가 연결되자 문 대통령은 훈련병의 여자친구를 향해 "문재인입니다"라고 인사한 뒤 "훈련병이 여자친구 마음이 변할까 봐 걱정한다더라"라며 둘이 통화하도록 연결해주기도 했다.마지막으로는 가수 홍진영과 장병들이 영상통화를 하는 시간도 마련됐고, 홍진영은 장병들에게 "몸 상하지 않게 건강 챙기며 나라를 지켜달라"라고 당부했다.문 대통령은 장병과의 대화를 마친 뒤에는 병사들이 숙소로 쓰는 생활관을 찾아가 전투화와 야전상의 등 보급품들을 점검했다.문 대통령은 "추운 지역인데 방한 장비 보급은 충분한가"라고 물어보고, "매트리스를 깔고 자나 본데, 한기가 잘 막히나" 등 관심을 보였다./연합뉴스
전방 5사단 신교대 격려방문…국내 일선 군부대 첫 공식방문"국방력 없으면 대화도 허약…평화가 경제로 이어지게 해야""신병훈련 일생의 도전 이겨낼 수 있어…나도 원치 않을 때 입대해 고립감"문재인 대통령은 28일 "5사단은 우리 안보의 최일선에 서 있고, 그 위치는 지금 남북관계가 달라지고 있다고 해도 전혀 달라지는 게 없다"며 "여전히 최일선에 서야 하고 여러분이 굳건히 안보를 지켜줄 때 남북관계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 연천의 육군 제5보병사단 신병교육대를 격려 방문해 실내교육장에서 가진 장병과 대화 자리에서 "강력한 국방력의 뒷받침이 없다면 대화나 평화 이런 게 아주 허약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문 대통령은 "다만 또 하나 중요한 역할은 과거엔 적의 침략을 막아 국민 생명·안전을 지키는 차원의 안보였다면 이젠 적극적으로 북한과 화해·협력을 도모하며 우리가 평화를 만들고 키워가고 그 평화가 대한민국 경제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라며 "5사단이 최일선에서 대단히 상징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또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발굴을 위해 지뢰를 제거하고 길을 내서 남북한 군인이 서로 악수하고, 좀 있으면 본격적으로 유해발굴에 들어가는데, 이것은 정말 남북 간 평화에서는 대단히 상징적인 일"이라며 "그 상징적 역할을 5사단이 맡고 있다는 데 큰 자부심 가져주기 바란다"고 했다.문 대통령이 공식일정으로 국내 일선 군부대를 찾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연말을 맞아 장병들을 격려하고 흔들림 없는 국방 태세를 확인·과시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대신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1일 충남 계룡대 인근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던 중 근처 군 시설을 시찰하며 군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한 바 있다.앞서 취임 직후인 작년 6월 13일에는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했고, 같은 해 11월 7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찾았다.또 아랍에미리트를 공식방문 중이던 올해 3월 27일 파병 아크부대에 들러 장병들을 격려했다.장병과의 대화 시간에 앞서 문 대통령은 신병 200여명과 오찬을 하면서 "제가 여러분에게 박수쳐 드려야 하는데 거꾸로 박수로 맞이해줘 감사하다"며 "추운 계절, 가장 추운 지역에서 신병 훈련받느라 고생이 많다.긴장을 푸시고 대통령 앞이라도 최고로 편한 자세로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나는 옛날 한창 더울 때 신병 훈련을 받았는데 매일 옷이 흠뻑 땀에 젖고 온몸에 땀띠 나서 고생했다"며 "요즘은 혹한기에 좀 기온이 낮아지면 바깥 훈련은 안 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는데 그 규정을 잘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했다.이어 "이런 기후가 아니어도 신병 훈련 자체가 일생일대의 도전"이라며 "자신이 속했던 사회와 전혀 다른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하고 한 번도 겪지 못한 일을 해야 하기에 그 전체가 참으로 큰 어려움이고 도전이지만 다 해낼 수 있고 다 해냈다.처음 하는 일이라 서툴기도 하지만 결국은 다 이겨낸다"고 언급했다.문 대통령은 "신병 교육을 무사히 잘 마쳤다는 게 앞으로 자대 생활할 때 아주 든든한 기초가 되고 사회에 나가서도 새로운 상황을 겪을 때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진다"며 "그런 낙관적인 마음으로 자신 있게 훈련을 잘 마치고 군 생활 잘 하시기 바란다"고 격려했다.문 대통령은 "아마도 단절감 같은 것도 있지 않을까 싶다"며 "나는 옛날에 가장 어려웠던 상황에서, 내가 원하지 않을 때 마음의 준비도 전혀 하지 못한 채 입대해 입대 자체가 막막했다.그래서 내 가족·친구와 떠나서 혼자가 됐다는 단절감이나 고립감 같은 게 제일 컸다"고 회고했다.학창 시절 반유신 운동권이었던 문 대통령은 1975년 박정희 정권의 대표적인 공안 조작 사건인 민청학련·인혁당 사건 관련자들의 사형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를 이끌다 구속됐고 그해 석방과 동시에 강제징집돼 특전사에서 군 생활을 했다.문 대통령은 "여러분은 사회 일부인 모바일을 통해 소통하는 세대라 모바일로부터 차단됐다는 게 가져오는 단절감도 클 것"이라며 "그러나 결코 혼자가 아니다.제 아들이 입대했을 때 제 아내는 길거리에서 군복 입은 군인만 봐도 아들 같아서 그냥 눈물을 흘렸는데, 국민 마음이 그렇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군복 입은 군인만 봐도 아들·형제 같고 남자친구 생각나 마음이 애틋해진다"며 "이 순간 여러분이 그리워하듯 여러분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잊지 말고 여러분이 아주 귀한 존재라고 느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문 대통령은 "과거의 관계들이 단절된 가운데 동료와 새롭게 관계를 맺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며 "군대의 모든 훈련이 혼자 하면 못하지만 함께하니까 해낼 수 있다.서로 잘 모를 수 있지만 군대 동료가 주는 유대·전우애·동료애·우정이 주는 게 힘으로, 앞으로 자대 가도 훈련소 동기들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저는 군대 생활 마친 지 40년도 지났지만, 공수부대 제 동기·후배·선배들이 대선 과정에서도 참 많이 도와줬다"며 "유세할 때마다 다니면서 지지해주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안보자문단 활동도 같이해주고, 경호에 참여해주기도 했다.여러분과 군 생활을 함께하는 동료들은 앞으로도 어떤 관계보다 더 오래 지속하고 굳건해질 수 있는 정말 좋은 관계"라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자기 자신도 아끼고 동료도 아끼면서 지금 4주 차라고 들었는데 남은 신병 훈련 잘 마치고 아주 건강한 몸으로 성숙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라는 것을 잊지 마시라"며 "오늘 대통령과 함께 신병 훈련할 때 밥도 같이 먹었다는 게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