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진단에서 3개월 연속으로 ‘회복세’란 표현을 쓰지 않았다. 수출이 호황을 지속하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투자·고용도 조정받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이 동시에 감소하는 등 소비도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기획재정부는 21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세계 경제 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고용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 지속,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작년 12월부터 올 9월까지 10개월 연속으로 그린북에서 ‘우리 경제는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처음으로 ‘회복세’ 문구를 뺀 데 이어 이달까지 연속해서 해당 문구를 넣지 않았다.

기재부는 대외 불확실성에 대해 그린북 11월호에서는 “확대되고 있다”고 했지만, 12월호에서는 “지속되고 있다”며 표현을 누그러뜨렸다. 또 전 산업생산이 지난 9월 1.2% 감소(전년 동기 대비)에서 10월 0.4% 증가로 반전하자 산업활동 동향에 대한 평가도 ‘부진’에서 ‘양호’로 바꿨다. 투자·고용과 관련해서도 10월 국내 기계수주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신규 취업자 수도 10만 명대를 회복하자 ‘부진’에서 ‘조정’으로 표현을 완화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