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트·효모·홉·향료가 한 세트
페일 에일 등 취향따라 제조
스타일러·프라엘·오브제 이어
틈새 가전시장 잇따라 개척
LG전자는 11일 캡슐맥주제조기 ‘LG 홈브루’(사진)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2014년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계기로 개발을 시작해 4년의 시간을 들여 탄생시킨 제품이다. ‘캡슐 커피’처럼 제품에 캡슐과 물을 넣고 작동 버튼만 누르면 끝이다. 발효와 숙성 과정을 포함해 2~3주 안에 5L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개발자들은 원료를 상온에서 발효시킨 뒤 별도 용기에 옮겨 담아 탄산화하고, 저온 숙성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자체 개발하면서 전 공정을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
상황에 따라 컴프레서의 동작을 조절하는 인버터 기술을 비롯해 발효에 필요한 온도와 압력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술, 맥주 보관과 숙성을 위한 최적의 온도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기술 등 기존 생활가전에서 쌓은 기술력을 집대성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무리 간편하다고 해도 수제맥주의 생명은 역시 ‘맛’에 달렸다. 97년 전통의 영국 몰트(싹이 튼 보리나 밀로 만든 맥아즙) 제조사 문톤스와 손잡고 캡슐 세트를 공동 개발한 이유다. 문톤스의 프리미엄 몰트와 발효를 돕는 이스트(효모), 풍미를 더하는 홉과 향료 등 네 개의 캡슐이 한 세트다. 페일 에일, 인도식 페일 에일, 흑맥주, 밀맥주, 라거 맥주인 필스너 등 인기 맥주 5종을 취향에 따라 제조할 수 있다. LG전자는 다음달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LG 홈브루를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송대현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본부장(사장)은 “차별화된 생활가전 기술을 토대로 탄생한 LG 홈브루가 세계 맥주 애호가들에게 나만의 맥주를 편리하게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자사 기술을 활용한 ‘이색 가전’을 잇따라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011년 내놓은 스타일러가 의류관리기라는 새 시장을 창출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홈뷰티기기 프라엘(2017년), 가구형 가전 오브제(2018년) 등을 출시하며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