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는 보통 시가총액이 1조원 미만인 종목을 뜻한다. 대형주에 비하면 시장 흐름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 하지만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다면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가 효과적일 수 있다. 김지욱 한국경제TV 파트너는 “증시가 박스권 하단에 정체돼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선 실적 대비 낙폭이 과대했던 중소형주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골판지株, 호황 장기 지속”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거나 시장 지배력을 가진 중소형주가 관심을 끌고 있다. 올 들어 중국발(發) 호재로 이익 규모가 작년보다 급증한 골판지 업체가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는 환경 규제 강화를 위해 올 1월부터 골판지 박스의 원재료인 폐지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 수출길이 막히자 국내 폐지가격은 지난해 t당 13만원에서 올해 6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신대양제지는 지난 3분기에 작년 동기보다 1794% 늘어난 3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골판지 원지 수출 비중이 지난 3분기 2.4%로 작년 같은 기간 0.1%보다 크게 늘었다”며 “중국이 2020년까지 폐지 수입량을 점진적으로 줄일 계획이어서 호황이 단기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아세아제지 역시 3분기에 흑자로 돌아서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두 회사 주가는 지난 9월 초 고점 대비 각각 40% 안팎 급락해 있다.

시장 내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는 기업으로는 국내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1위 회사인 서울반도체가 꼽힌다. 이 회사는 3분기 28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4분기 이후 처음으로 200억원대 영업이익 수준을 회복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국면에서 각종 특허소송에서 잇달아 승소해 중국 업체 대비 상대적 수혜가 기대된다”며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32.5% 증가한 121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인터넷방송 업체인 아프리카TV도 실적 개선세를 타고 있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52.1% 늘었다. 김한경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유료아이템인 별풍선 매출이 238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7.1% 늘었다”며 “지난달 29일 방송통신위원회가 개인방송 후원형 아이템 하루 결제한도를 100만원으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업계가 시행 중인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재확인하는 수준이라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리게이츠, 핑, 팬텀 등 브랜드를 보유한 국내 골프의류 1위 업체인 크리스에프앤씨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이다. 국내 골프 인구가 2012년부터 최근 5년간 연평균 12%씩 늘고 있어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김동엽 한국경제TV 파트너는 “지난 10월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된 종목으로 최근 의류업종 전반의 강세를 감안하면 공모가(3만원)를 밑도는 2만원대 초반의 주가 수준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와이지엔터·카페24는 내년 기대주

낙폭 과대 종목으로는 제주항공과 에스피지가 거론됐다. 제주항공 주가는 5만원대를 넘나들던 지난 6월 초보다 20%가량 하락해 있다. 배세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LCC)의 공격적 기재 확대와 신규 LCC 진입 가능성 등으로 공급과잉 우려가 부각됐다”며 “하지만 제주항공의 이익률 감소폭은 매출 증가폭보다 크지 않아 여객부문 이익이 계속 늘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0일 미국 보잉사의 ‘B737-8 맥스’ 항공기 50대 도입에 4조9774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모터 제조업체인 에스피지는 연중 고점이었던 지난 3월 말 대비 40%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일회성 비용 발생 등으로 지난 2~3분기에 걸쳐 영업이익률이 계속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장 자동화 등 스마트팩토리 관련 로봇 감속기 개발을 완료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냉장고와 에어컨 등에 소음이 적은 고효율 모터 적용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카페24 등은 올해 실적이 부진했지만 내년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혔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와이지엔터는 최근 서바이벌 TV프로그램 ‘YG 보석함’을 통해 내년 차세대 보이그룹을 데뷔시킬 계획”이라며 “가장 큰 매출 기여도를 자랑하는 빅뱅 멤버들도 내년 순차적으로 전역을 앞두고 있어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