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 철길 숲에는 지난해 3월부터 꺼지지 않는 ‘불의 정원’이 있다.

'불의 정원' 불꽃은 지난해 3월 8일 남구 효자역과 옛 포항역 사이 폐철도 땅을 도시 숲 공원으로 만드는 공사를 하던 중 가스가 솟아오르면서 타고 있는 불이다.

당시 공사업체가 공사 현장에서 굴착기로 지하 200m까지 관정을 파다가 땅속에서 나온 천연가스에 불이 붙었고 금방 꺼질 것이라는 포항시 예측과 달리 아직도 여전히 타오르고 있다.

불이 꺼지지 않자 시는 발상을 전환해 사고 현장 주변을 공원으로 만들기로 하고 지난해 5월 공사에 들어가 연말에 불의 정원을 완공했다.

불길이 붙은 굴착기와 주변 흙 등 현장을 보존하고 주변에 방화유리를 설치해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천연가스 분출 과정을 담은 안내판도 설치했다.

불길은 지난해 11월 15일과 올해 2월 11일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5.4, 4.6 지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불의 정원이 생긴 뒤부터 포항시민과 관광객은 신기해하면서 산책로에 좋은 볼거리가 생겼다며 반겼다.

이곳에서 불길이 솟아오른 지 어느덧 20개월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시와 주민 모두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불길이 솟아오를지, 혹시 경제성이 있는지 관심을 보였다.

포항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천연가스 불길 주변의 가스 매장량을 조사해 왔다.

그 결과 대잠동 일대에 매장된 천연가스는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 관계자는 27일 "사암층 사이에 약 3만t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양을 측정하기는 어렵다"며 "이 정도 양은 포항시민이 한 달간 쓸 수 있는 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실제 채취할 수 있는 양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지는 않다"며 "전문가들이 매장량 30% 정도인 1만t 정도 채취할 수 있어 포항시민이 열흘 정도 쓸 수 있는 양밖에 안 된다고 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포항시는 현재처럼 불의 정원을 관광과 교육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 일대는 이미 공원으로 꾸며져 시민과 포항을 찾는 외지인에게 볼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