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에 절 시킨 후 돈 요구
온라인에 경험담 동영상 넘쳐
이 여성이 릴리를 데려간 곳은 경기 광명시의 한 사무실. 이곳에서 릴리는 “조상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으려면 절을 하고 돈을 내야 한다”고 강요받았다. 그는 “벗어나고 싶어 1만원을 주고 나왔는데 다시는 한국에 오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사이비 종교집단의 사기 행각이 활개를 치고 있다. 한국인을 상대로 ‘도를 아십니까’라며 포교활동을 벌이다, 외국인 관광객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21일 낮 명동 일대에선 이들이 외국인을 상대로 말을 거는 모습이 수차례 목격됐다. 근처에서 과일 노점상을 하는 김희성 씨(29)는 “영어를 잘 못하는지 회화수첩을 들고 다니며 외국인에게 말을 거는 사람까지 봤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체로 혼자 온 외국인에게 길을 묻거나 영어연습을 하고 싶다며 접근하는 수법을 쓴다. 동양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다도 행사(tea ceremony)’에 가자고도 한다. 이후 자신들의 아지트로 데려가 제사를 지내게 한 뒤 나이만큼 만원권 지폐를 내놓으라고 강요한다.
온라인상에선 ‘한국 사이비사기단’에 당할 뻔했다는 외국인의 경험담이 넘쳐난다. 미국인 레이철이 “한복을 입고 제사를 지낸 뒤 조상에 대해 4시간 설교를 들었다”는 내용으로 유튜브에 올린 ‘한국 사이비에게 사기를 당하다(Scammed by Korea cult)’ 동영상은 21일 현재 조회수가 15만 건에 달한다. 동영상엔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댓글이 600개 넘게 달려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기부라는 명목으로 돈을 받는 게 대부분이어서 법적으로 손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조아란/구민기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