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매년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이 올해 열세 살이 됐다. 일곱 살 유치원생이 스무 살 청년으로 자랐을 시간이다.

지난 6~7일 이틀간 인재포럼의 각 세션과 토론을 이끈 좌장들은 “인재포럼이 완연한 인적 자원(HR) 분야 국내 최고 포럼으로 자리잡았음을 실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23명의 좌장은 올해 인재포럼 각 세션의 기둥이었다. 이들은 국내외 연사와 대담하고 청중의 질문을 전달하면서 무대와 청중을 잇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 이어 좌장으로 참여한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원하는 사람 누구나 무료로 양질의 강연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 교사, 기업 HR 담당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한자리에서 문제의식을 나누는 게 가능했다”고 말했다. 7일 배 교수가 좌장으로 참여한 ‘창의융합 인재육성을 위한 미래교육 디자인’에는 교사가 될 대학 제자 10여 명도 참석했다.

배 교수는 “무대에서 보니 매년 포럼에 찾아오는 ‘개근생’들이 눈에 띄었다”며 “태블릿PC로 실시간 청중 질문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포럼 운영 측면에서도 성숙했음을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재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웹사이트를 통해 질문을 전송할 수 있고, 다른 참석자의 질문을 확인한 뒤 ‘좋아요’ 표시도 할 수 있었다. 좌장들은 태블릿PC를 통해 질문 목록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인재포럼의 변화상이 HR의 역사를 함축한다는 평도 있었다. 2회부터 매년 인재포럼을 찾은 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매해 축적된 인재포럼의 주제, 연사 면면 자체가 HR 분야의 과거, 현재이자 미래”라고 평가했다.

좌장들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청중의 눈빛’을 꼽았다. 황영기 전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은 “인재포럼의 특징은 ‘둘째날 마지막 세션까지 빈틈 없는 포럼’이라는 점”이라며 “수백 명의 청중이 자리를 꽉 메우고 세션이 끝날 때까지 미동 없이 경청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인재포럼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교류하는 ‘만남의 광장’이기도 하다. 조동성 인천대 총장은 “최근 산학협력을 많이들 강조하는데 인재포럼은 산업계와 교육계, 학계가 만나는 산학협력의 장 그 자체”라며 “결국 뛰어난 인재의 수요처는 기업인 만큼 ‘기업들이 대학 밖에서 관망할 게 아니라 산학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를 인재포럼이 퍼뜨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포럼에서는 토론 중심 세션, 인문학 세션도 첫선을 보였다. 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4시간에 걸쳐 ‘대학혁명-총장들의 끝장토론’ 세션을 이끈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재포럼은 한국경제신문이 하고 있는 행사 중 최대의 성취”라며 “올해 처음 생긴 토론 중심 세션에서 좌장으로 참여할 수 있어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좌장들은 이번 인재포럼을 통해 우리 사회가 미래를 위기가 아니라 도전의 기회로 생각하기를 기대했다. 미래사회에 대한 막연한 공포로 변화의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권 명예교수는 “인공지능(AI)이나 로봇 등 신기술 발전을 일자리 공포로 받아들이는 HR 담당자가 많았다”며 “올해 인재포럼은 막연한 두려움에서 한 걸음 나아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 방법, 직원 재교육 전략 등을 논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