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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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세계적인 급락 장세 속에서도 올 3분기(7~9월) 최고의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 회장은 이 기간 9억2800만달러(1조4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버크셔해서웨이는 3분기 68억8000만달러(약 7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4억4000만달러)보다 두 배 늘어난 수준이다. 3분기 매출도 634억달러(70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했다. CNBC는 “증시의 하락장에서도 이정도 실적을 올린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전했다.

버크셔헤서웨이의 이 같은 수익 증가는 보험 분야에서의 실적 개선과 미국의 감세 정책 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허리케인 피해와 멕시코 지진 등으로 14억달러 손실을 냈던 보험 분야에서 올해 같은 기간 4억4100만달러 수익을 냈다. 또 버핏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의 세제 정책 변화도 버크셔헤서웨이의 수익에 기여를 했다”고 강조했다.

버핏 회장은 3분기 자사주 매입에 9억2800만달러를 썼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세계 증시가 하락하자 자사주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적 개선으로 1036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게 됐지만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버핏 회장은 2012년 이후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았다. 배당금이나 자사주보다는 주가 가치 상승을 우선시해왔기 때문이다. WSJ는 “버크셔해서웨이가 2016년 320억달러에 프리시전캐스트파트를 인수한 이후 대규모 투자에 나서지 않았다”며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가치투자자인 버핏 회장이 지난 9년간 계속된 강세장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본사를 둔 버크셔해서웨이는 애플을 비롯해 웰스파고, 코카콜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미국 내 주요 정보기술(IT)·금융·소비재 주식을 보유한 투자회사다. 자동차 보험업체 가이코, 재보험사 제너럴콜론리 등 보험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