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권 주택연금 중도해지 건수가 4년 만에 3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연금을 해지한 뒤 재가입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김상훈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국토교통부와 주택금용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서울지역 주택연금 중도해지는 493건으로 가입 건수(1788건)의 27.6%에 달했다. 2014년(155건)과 비교하면 4년 새 3.2배 늘었다. 2016년 9.4%에 불과하던 중도해지율은 18.2%포인트 증가했다.

과천 성남 광명 등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른 경기 지역도 마찬가지다. 경기지역 주택연금 중도해지는 2016년 288건에서 올해 371건으로 1.3배 증가했다. 중도해지율은 같은 기간 8.3%에서 16.2%로 급증했다. 반면 지방 14개 시·도는 중도해지가 같은 기간 392건에서 318건으로 소폭 줄었다.

올 들어 집값이 급등해 중도해지율이 높아졌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중도해지 후 재가입하면 연금 수령액을 늘릴 수 있어서다. 주택연금 수령액은 소유 주택의 가격이 높을수록 늘어나는데, 연금 가입 시점을 기준으로 결정한다. 65세 기준 6억원 주택 보유자가 연금에 가입하면 월 150만원을, 9억원 주택 보유자는 월 225만원을 받는다.

김 의원은 “서울 주택가격 상승이 주택연금 해지라는 예기치 못한 현상을 불러왔다”며 “재가입에 따른 비용이 큰 만큼 주택연금 가입자들이 성급히 해지하지 않도록 관계 부처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