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은지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은 위로와 공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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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핑크 정은지가 1년 6개월 만에 솔로 가수로 돌아왔다.
정은지는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세 번째 미니앨범 ‘혜화’(暳花)를 발매를 기념하는 인터뷰를 갖고 그간의 근황과 앨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첫 앨범을 발표할 때보다 더 떨리는 것 같아요. 제가 앨범의 전체 프로듀싱을 맡아서 한 곡 한 곡 마스터링이 나올 때마다 벅차더라고요. 마스터링이 나오는 것이 기다려지는 게 이번이 처음이었죠. ‘하늘바라기’ 때는 주변에서 많은 신경을 써줬지만 이번에는 혼자 진행하는 게 많아서 떨리고 복합적인 마음이 들어요.”
그는 이번 앨범 전곡을 프로듀싱하는 저력을 펼쳐 성장을 입증했다. 세 번째 솔로앨범 만에 전곡 작사 및 작곡, 프로듀싱에 참여하며 온전히 자신의 색깔이 가득한 앨범을 대중에 선보이게 된 것.
“우선 믹싱 하면서 알게 됐던 것은 ‘노래로도 혼자 있는 느낌과 같이 있는 느낌을 줄 수 있구나’라는 것이었어요. 소리에 좋고 나쁨보다 소리가 앞에 있냐 뒤에 있냐에 따라 쓸쓸함과 같이 있음을 느낄 수 있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을 배울 수 있었어요.”
이번 미니앨범 ‘혜화’는 ‘별 반짝이는 꽃’이라는 뜻으로 이제 막 꽃을 피우며 반짝이는 청춘들을 소중하게 지칭하는 말이자, 정은지가 삶에서 느꼈던 감정, 기억, 감성을 줄기로 삼아 청춘을 향한 메시지를 노래하는 시집과도 같은 앨범이다. 특히 ‘혜화’는 정은지가 다닌 고등학교의 이름과도 같았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가 직업으로서 가수에 대한 꿈을 꾸며 부모님의 반대도 많이 받았던 시기였어요. 여러모로 내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청춘이라는 주제와도 의미가 부합해서 앨범 제목을 ‘혜화’로 짓게 됐는데, 이 이름에 정말 예쁜 뜻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타이틀 곡 ‘어떤가요’는 가족을 떠나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바치는 노래. 어쿠스틱 기타 연주에 외롭게 젖어드는 정은지의 목소리만으로 완성되는 가을의 정취를 잘 드러냈다.
“많은 분들로 하여금 향수를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모두 향수를 느끼지만 이를 잘 못 들여다보게 되는데, 이 곡을 통해 그리운 것들에 대한 안부를 전하게끔 하고 싶었어요. 누구나 그리움이라는 걸 갖고 있잖아요. 그것이 고향이 될 수도 있고 부모님이 될 수도 있고 강아지도 될 수 있고 어린 시절도 될 수 있고요. 무엇이 됐든 무언가에 국한되지 않게끔 의미를 담았죠.”
정은지의 앨범은 ‘힐링’과 ‘위로’라는 주제가 관통한다. 이번 앨범의 키워드는 ‘청춘’이다.
“처음 오디션을 봤을 때도 윤하 선배님의 ‘날개’라는 곡으로 오디션을 봤었어요. 애기 때부터 듣던 노래들이 희망과 힐링 되던 곡이었죠. ‘나도 이런 노래를 하고 싶다’가 꿈이었고 앞으로도 이런 노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청춘’은 지금 내 또래일수도 있지만 살아가는 모든 시간이 청춘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테마를 ‘청춘’으로 잡고 갔고, 주제에 맞는 곡을 쓰려고 했어요. 3년 전 쯤에 계절이 바뀌듯이 썼어요. ‘하늘바라기’ 전에, 그 때는 아빠가 출근하는 내용이었는데, ‘새벽에 나가지 말고 편하게 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그 내용을 ‘하늘바라기’에 녹여서 썼어요. 이번 ‘어떤가요’는 내 노래 듣는 사람들이 편하게 주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썼어요. 전체적으로 새벽에 듣기 좋아요. 요즘에는 자극적인 소리들이 많다 보니 적어도 제 앨범 듣는 만큼은 귀가 편안한 따뜻한 사운드를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정은지는 2011년 에이핑크 멤버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이후 팀의 메인보컬로서 역할을 다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 역량도 점차 뽐냈고, 2016년 첫 미니앨범 ‘DREAM’과 2017년 두 번째 미니앨범 ‘공간’을 통해 자신만의 콘셉트와 음악성을 만들어 나갔다. 정은지는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서 화려함과 경쾌함이 아닌, 잔잔함과 감수성을 기반으로 한 음악성으로 일찌감치 차별화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은 위로와 공감이에요. 특히 이번 ‘혜화’는 이전 앨범과 더 비슷하지 않은 느낌으로 완성하고 싶었어요. 직접 가사를 쓸 때 더 예쁘고 귀한 말들을 쓰고 싶은데 표현이 부족한 것 같아 애를 먹었어요. 스스로 ‘책을 많이 안 읽어서 그런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여기에 더 따뜻한 사운드와 덜 자극적인 음색을 만들기 위해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썼죠.”
‘반전 청순돌’ 에이핑크의 메인보컬 정은지. 그는 그룹과 솔로 활동에서 콘셉트뿐만 아니라 보컬 측면에서도 상당히 상반된 매력을 전한다. 에이핑크 정은지와 솔로 정은지의 음악적 색깔은 확연히 차이가 드러난다.
“팀 활동과 개인 활동은 색채가 달라서 재미있어요. 얼마 전 솔로 콘서트에서도 느꼈어요. 에이핑크로 서는 거랑 솔로 콘서트에 정은지로 서는 것은 좀 다르더라고요. 에이핑크로서는 ‘팬들과 신나게 놀고 내려오자’라는 마음이었는데, 이번에는 뭔가 혼자 무대를 책임져야 하다 보니 경건해지는 거 같았어요.”
정은지는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가수로 이문세를 꼽았다.
“이문세 선배님이랑 너무 해보고 싶어요. 좋아하니까 같이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에요. 그냥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어요. 나는 나의 나이대를 이야기하고, 선배님은 선배님 나이대의 이야기 한다면 되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아티스트로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정은지의 음악에 대한 기대감이 집중되고 있다.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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