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후 한반도평화정착 노력 연설…교황에 김정은 위원장 北초청 의사 전달
佛·伊·EU 등과 정상회담·ASEM 정상회의서 한반도 평화 지지 당부
신산업 중심 4차 산업혁명 공동대응 등 실질협력 강화도 추진
유럽行 문대통령 17일 교황청국무원장 집전 한반도평화미사 참석
오는 13일부터 21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유럽을 순방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교황청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교황청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리는 이번 미사는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다.

문 대통령은 미사 후 한국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하루 뒤인 18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고, 지난달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밝힌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초청 의사도 전달할 계획이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1일 브리핑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에 각별한 관심을 표해 세계평화와 화합의 상징인 교황과 함께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화합, 번영을 위한 협력 의지를 분명히 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국무원장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교황청의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도 (교황의 방북이) 추진됐다가 북한 내부의 여러 어려움 때문에 안 됐는데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확실한 입장을 표시한 만큼 과거의 어려움이 되풀이되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미사'가 열리기 나흘 전인 13일 오후 프랑스에 도착, 유럽 순방의 첫 일정으로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연설하고 이튿날인 14일에는 한불 우정 콘서트에 참석한다.

'한국 음악의 울림'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 콘서트에는 방탄소년단도 공연을 선보인다.

프랑스 방문 셋째 날인 15일에는 취임 후 두 번째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국빈 자격으로 프랑스를 방문하는 문 대통령은 오전에 개선문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는 데 이어 무명용사묘에 헌화하고 정상회담 및 공동기자회견 일정을 소화한다.

오후에는 리샤르 페랑 프랑스 하원의장과 면담하고, 마크롱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함께한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16일에는 프랑스 관례에 따라 파리시청 리셉션에 참석하고 기념촬영 등도 한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열리는 한불 비즈니스리더 서밋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 기업인들을 격려하고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와 오찬 회담,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의 접견으로 프랑스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빅데이터, 자율자동차 등 신산업 분야의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협력 방안을 중점 협의해 양국관계를 명실상부한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는 기반을 단단히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16일 저녁 파리에서 출발해 로마에 도착하는 문 대통령은 17일 이탈리아 공식방문의 첫 일정으로 세르지오 마테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면담·오찬을 한 다음 주세페 콘테 총리와 한·이탈리아 정상회담을 한다.

같은 날 '한반도 평화 미사'에 참석하고 18일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면 유럽 순방 두 번째 방문국인 이탈리아에서의 일정이 종료된다.

고위관계자는 "한·이탈리아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새롭게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4차 산업혁명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력은 물론, 이탈리아의 첨단기술·디자인 등 소프트웨어와 우리나라의 상용화 능력을 접목해 발전시키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방문 효과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가 세계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고 우리 정부가 중점적으로 육성하려는 중소기업 분야의 협력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후 로마를 출발해 같은 날 저녁 유럽 순방 세 번째 방문국인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한다.

문 대통령은 이튿날 '글로벌 도전과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동반자'라는 주제로 열리는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선도 발언을 통해 다자무역 질서에 대한 지지, 포용적 경제성장, 경제 디지털화 등과 관련한 정부의 비전을 밝힌다.

업무 오찬 세션에서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평화를 위한 정세 변화를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정책과 노력을 알린다.

2년마다 열리는 아셈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위관계자는 "우리의 대외 관계가 북미 대륙·아시아와는 많은 발전과 성장을 보이지만 유럽과는 다소 소원해질 수 있다"면서 "유럽과의 연결고리를 마련하기 위해 2년마다 열리는 회의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해 선도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년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게 한반도에서 일어난 변화, 새로운 질서에 대한 우리의 선도적 노력과 비전을 유럽으로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비핵화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는 유럽에 제재를 강조하는 국가도 있지만 북한과의 연계 정책을 강조하는 곳도 있다"며 "국제사회에서 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지원해준 데 감사를 표시하고 앞으로도 같은 입장을 견지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아셈에 이어 벨기에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한·EU 정상회담을 한다.

청와대는 EU 외에 2∼3개 국가와의 양자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을 마치면 문 대통령은 브뤼셀을 떠나 같은 날 저녁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한다.

문 대통령은 20일 제1차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회의에 참석해 기후변화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민간 협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아 기조연설을 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P4G 회의가 애초 11월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이 꼭 참석을 원해서 주최국인 덴마크가 일정을 바꿨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덴마크 여왕과의 면담,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총리와의 한·덴마크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남 차장은 "이번 순방은 EU 주요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평화를 향한 긍정적인 정세 변화를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해결에서 평화적 해결 원칙을 견지한 데 사의를 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차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과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와 지지를 더욱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이번에 방문하는 나라들이 강점을 보이는 중소기업 분야 협력도 적극 모색할 것"이라며 "포용적 경제성장과 경제 디지털화 등 경제와 사회 발전에 관한 우리 정부의 비전과 정책을 공유하고 기후변화·환경과 같은 이슈에 적극 대응하는 우리의 위상을 제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