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중소 유통기업인 S사 대표 K씨는 고민에 빠졌다. 인건비가 오르면서 이익 내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운영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던 K씨는 지인 소개로 신지영 플래너티 대표(32·사진)를 만나 해결책을 찾아봐 달라고 요청했다.

신 대표는 미국 중국 등지에서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자동결제시스템이 곳곳에 적용돼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이를 접목하기로 했다. 자동센서와 다각도 스캔기술을 통해 출입구에 직원이 필요 없는 방식을 활용하기로 했다. 재고와 소비자 관리를 빅데이터로 연결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S사는 3개 년 계획으로 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플래너티는 신 대표가 올 4월 세운 1인 컨설팅기업이다. 주로 전략 및 경영 계획 수립을 돕는다. 신사업 기획과 실무 대행도 담당한다. 창업 반년 만에 중소기업 변신 프로젝트 5건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중소 제조업체를 운영 중인 부친 덕분에 어릴적부터 중소기업을 접해왔다. 대학 졸업을 전후해 200개 회사에 지원해 고배를 마신 뒤 마침내 포스코그룹에 합격했다. 주어진 업무는 협력중소업체 육성이었다. 다양한 주제로 기업을 선정해 6개월 안에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신기술 기획, 경영 혁신, 외산제품의 국산화, 기업 이미지 구축 등 총 48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는 늘 현장으로 달려갔다. 중소기업인들의 애로를 귀담아들었다. 문제를 밑바닥에서부터 파악했다. 때로는 해당 업체 직원 도움을 받았다. ‘임원이 모르는 평사원들 일은 무엇인지’ ‘부서 간 관장 업무가 불분명해 간과하고 있는 일은 없는지’ 등을 파악했다. 내부 문제를 세밀하게 파악한 뒤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독서와 신문을 통해 얻은 지식과 협력업체 육성 경험을 토대로 신사업 아이디어도 제안했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협력사들이 많은 남동산업단지 등을 자주 오가기 위해 인천에 원룸을 얻었다.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해 스쿠터를 타고 다녔다. 지금도 종종 스쿠터를 이용한다.

신 대표는 “중소기업 조직의 가장 큰 약점은 경영전략과 기획을 담당할 ‘허리계층’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자 대상 컨설팅도 준비하고 있는 신 대표는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작으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