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소감 기자간담회…"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정상 간 합의"
"두 정상 천지방문 가장 인상적"…"'가을이 왔다'광주 공연도 부탁"
김희중 대주교 "야당 인사도 나라 걱정에 좋은 목소리"
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 대주교는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우려하는 일부 야당 인사들도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좋은 뜻에서 목소리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21일 말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종교계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김 대주교는 이날 천주교 광주대교구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남북 합의문에 뚜렷한 핵 폐기 일정이 없어 서운하게 생각하는 야당 인사들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정상이 하나의 방향을 합의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주교는 "한 나라를 운영하려면 헌법을 먼저 확정하고 형법과 민법 같은 세부적인 법령을 만든다"며 "두 정상 간 합의가 헌법이라면 구체적인 구현은 앞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박 3일 방북 일정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는 남북 정상의 천지 방문을 손꼽았다.

김 대주교는 "두 정상이 서로 손을 들어 올리면서 웃을 때 경색된 남북 관계가 풀리는 하나의 메시지라고 생각했다"며 "김정숙, 리설주 여사가 팔짱 끼고 내려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김희중 대주교 "야당 인사도 나라 걱정에 좋은 목소리"
또 "삼지연 다리 위에서 대화하는 모습은 판문점 도보 다리 대화를 연상케 했다.

두 정상이 서로 존중하며 하나가 됐다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김 대주교는 "어느 자리에선가 문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과는 신뢰 관계뿐만 아니라 우정을 나누고 있다'고 말씀하셨다"며 "통상적인 신뢰 차원보다는 더 친밀한 관계가 형성됐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광주시민으로서 '가을이 왔다' 공연이 광주에서 열리기를 바라는 뜻을 북한 당국자에게 전한 일화도 소개했다.

김 대주교는 "김용대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측 인사에게 기왕이면 광주에서도 '가을이 왔다' 공연을 선보여달라"고 부탁했다"며 "마침 옆에 있던 북한 인민 가수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했더니 '제발 초대해달라. 광주도 구경하고 싶다'고 화답했다"고 말했다.
김희중 대주교 "야당 인사도 나라 걱정에 좋은 목소리"
종교인으로서 평화 분위기 진전에 기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대주교는 "한국종교회평화회의 대표회장으로서 미국 백악관과 유엔에 편지를 보내 남북 관계가 달라지고 있으니 경제제재를 풀어 상생의 길을 터달라고 할 것"이라며 "곧 열리는 바티칸회의에 참석해 교황께서도 남북 평화를 기원하도록 청원 넣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무장지대를 유네스코 세계생태평화공원으로 지정해 교황과 세계 각국 정상을 선포식에 초청하고 싶다"며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를 세계 평화의 상징으로 선포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