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변호사 "EGR 모듈 리콜 후 성능·연비 나빠진 고객 불만 있어"
BMW 피해자모임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결함 은폐 의혹이 커지고 있는 BMW 차량의 화재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기 위해선 두 테스트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국토부가 리콜을 발표한 BMW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 교체 및 클리닝 작업을 해도 화재 위험이 없어지진 않는다고 본 것이다.
BMW 피해자모임과 하종선 변호사는 31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새움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요청해 두 테스트에 대한 조사 수용 여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 변호사는 "EGR 모듈을 교체하는 리콜을 받은 후 BMW 차량 상태가 나빠졌다는 차주들의 불만 호소가 있다"며 "국토부에 리콜 실시 전과 후의 BMW 성능과 연비 변화를 확인하는 시험, 환경부에 리콜 전후의 질소산화물 등 배기가스 배출량의 변화를 확인하는 시험을 실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BMW 피해자모임이 요구한 스트레스 테스트는 BMW가 결함 원인으로 주장하고 있는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새는 조건에서 고속주행 시험을 하는 방식이다. 시뮬레이션 테스트는 120d 차량이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 주차 중에 화재가 발생한 사고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다. 120d 차량은 경찰과 소방청이 추적 중이며 아직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중고 120d를 구입해서 시험을 진행한다는 게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BMW 유럽 판매 차량과 국내 판매 차량 간 EGR 모듈이 동일한 부품인지 확인하는 조사도 진행된다. 이 시험은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유럽에서 구매한 차주의 520d를 확보해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하 변호사는 화재 원인 조사에 대한 BMW 본사의 태도에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BMW 독일 본사에서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주도하고 있는 민간합동조사단을 독일로 오라고 요구했는데 이는 대단히 오만한 발언이고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며 "본사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조사를 받도록 진행돼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현재 교통안전공단은 BMW 화재 사고와 관련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연말까지 조사를 마칠 수 있도록 민관 합동조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자동차 전문가 및 교수들이 주행 테스트를 거쳐 의혹을 제기한 바이패스 밸브를 제어하는 전기제어장치의 조작 가능성도 조사 계획에 포함시켜 철저히 화재 원인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류도정 자동차안전연구원장은 "앞으로 조사 진행 과정에서 궁금한 점과 의혹이 나타난다면 적극 수용해서 조사에 반영하고 투명하게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