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은 26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택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개발계획 발표와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주택시장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여 깊이 우려하고 있었다"며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주택시장 안정이 최우선으로 되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여의도·용산 개발 계획은 지난달 10일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 차 찾은 싱가포르에서 동행한 기자단에 여의도·용산 개발 청사진을 밝히며 나왔다. 그러나 서울 부동산 가격이 들썩인 가운데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정부 안에서 우려가 나오면서 박 시장은 결국 여의도·용산 개발 청사진을 보류하게 됐다.
지난달 10일 박 시장은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할 것"이라며 "공원과 커뮤니티 공간을 보장하면서 건물의 높이는 높일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 방안(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용산에 대해서 박 시장은 "서울역∼용산역 지하화 구간에 MICE 단지와 쇼핑센터가 들어올 것"이라며 "철로 상부 공간을 덮고 대학 캠퍼스, 도서관, 병원이 들어서게 한 프랑스 파리의 '리브고슈(센강 좌안)' 프로젝트와 유사한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표 이후 여의도와 용산 일대 부동산 시장은 개발 기대감에 호가가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개적으로 수차례 우려를 나타내며 여의도·용산 개발은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며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여의도와 용산이 다른 지역에 비해 부동산 상승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여의도 용산 통합개발은 도시계획적인 측면도 있지만 정비사업적으로도 고려할 것이 많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다.
부동산 과열과 국토부의 잇따른 '제동'에도 박 시장은 한동안은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 달여에 걸쳐 여의도와 용산 개발의 필요성을 계속 강조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26일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토교통부와의 '엇박자' 논란에 대해 "여의도 도시계획은 전적으로 서울시장의 권한"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정부가 이달 초 대대적인 현장 합동점검에 나섰음에도 여의도와 용산 뿐 아니라 서울 집값이 전방위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결국 서울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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