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미국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3달러(0.6%) 하락한 67.2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터키발 신흥 시장 불안과 미국 재고 관련 지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등을 주시했다.
터키 리라화가 이날도 큰 폭의 약세를 이어가면서 원유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달러-터키리라 환율은 7달러 선도 넘어섰다.
터키 중앙은행이 리라화 및 외화 지급준비율 인하 등의 대응 조치를 내놨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는 못하는 양상이다.
신흥통화 불안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인 점도 유가에는 하락 요인이다.
미국의 재고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유가를 압박했다.
정보제공업체 젠스케이프에 따르면 지난 10일로 끝난 주간의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재고가 140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재고 수치 정보가 전해지자 WTI는 장중 한때 7주래 최저치인 배럴당 65.71달러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OPEC의 7월 보고서도 유가 하락을 자극했다. OPEC에 따르면 7월 회원국의 산유량은 하루평균 4만1천 배럴 늘었다. 관심이 집중됐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량은 5만3천 배럴 감소했다.
또 사우디가 OPEC에 자체적으로 보고한 산유량 수치에서는 7월에 하루평균 20만 배럴 감소했다.
지난 6월 산유국 증산 합의에도 OPEC 산유량이 미미하게 증가한 것이지만, 사우디 산유량 감소 소식이 보고서 발표 이전 알려지면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
반면 OPEC이 내년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을 하향 조정한 점이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OPEC은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치를 지난달 전망보다 하루평균 13만 배럴 하향 조정했다.
하락 재료가 부상하면서 유가가 7주래 저점을 찍었지만, 이후 시장에서는 빠른 반등세를 보이는 등 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제재에 따른 이란 원유 수출 감소 전망 등이 여전히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타마스 바르가 연구원은 "원유시장에 매우 많은 변수가 있는 상황이고,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이란 문제"라면서 "이란의 수출이 하루평균 100만 배럴 이상으로 줄어들면 현재의 취약한 수요 공급 균형이 뒤바뀔 수 있고, 유가는 5월의 고점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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