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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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15년, 징둥 10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징둥이 최초 설립된 뒤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되기까지 기간입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설립 3년 만에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핀둬둬' 입니다. 핀둬둬(Pinduoduo)는 쇼핑앱으로 30대 젊은 회장 황정이 2015년 9월 설립한 신생기업입니다. 친구나 가족, 지인 등이 함께 구매하면 가격이 저렴해지는 공동구매 방식으로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핀둬둬는 3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 현재 3억명 이상이 거래를 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업계 2위 징둥을 위협할 정도로 커져 중국 전자상거래 '3강(强) 체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핀둬둬는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공모가는 주당 19달러였으나 시초가는 26.5달러로 공모가보다 무려 39.47% 높게 형성됐습니다.

상장 첫 날 공모가 대비 40.5% 급등해 이날 핀둬둬는 26.7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95억달러(약 32조9000억원)에 달했습니다. 올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으로는 2위에 해당합니다. 지분 46.8%를 갖고 있던 황 회장은 단숨에 류창둥 징둥 회장을 제치고 중국 16대 부호에 올라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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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분위기는 뒤바뀌었습니다. 지난 1일 핀둬둬의 주식은 거래 시작 직후 폭락하면서 장중 한때 18% 급락했습니다. 상장 닷새 만에 핀둬둬 시가총액은 약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 이상 증발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공모가 대비 40% 넘게 뛰며 화려하게 데뷔한 지 얼마되지 않아 핀둬둬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는데요.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짝퉁'에 발목을 붙잡혔기 때문입니다. 핀둬둬의 짝퉁 판매 행위가 현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상하이 시장 규제 당국에 이를 조사해 엄중히 처벌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동안 저가 전략으로 중소도시 저소득계층을 공략해온 핀둬둬는 '짝퉁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습니다. 짝퉁 상품 판매를 방치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핀둬둬에서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회사인 비보의 짝퉁 '비비'라는 이름의 상품을 판매하는가 하면 삼성전자의 영문명(Samsung)을 교묘히 비튼 'Shaasuivg', 'SANXIN' 라는 짝퉁 브랜드를 팔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위조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내 지식재산권 위반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관리가 상당히 되지 않은 셈입니다. 앞서 알리바바와 징둥은 위조품 근절을 위해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도입하거나 각국 대사관, 기업들과 공동으로 대대적으로 모조품 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핀둬둬의 짝퉁 판매 행위가 현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상하이 시장 규제 당국에 이를 조사해 엄중히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캡처
핀둬둬의 짝퉁 판매 행위가 현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상하이 시장 규제 당국에 이를 조사해 엄중히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캡처
핀둬둬는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지난 1일 즉각 공식 성명을 통해 지재권 침해 문제가 있는 위조품을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 조사에 적극 협력하고 앞으로 향후 '짝퉁 근절'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온라인에서 위조품 유통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중국은 '짝퉁 천국'으로 불릴 만큼 위조품들이 유통시장에서 판을 치고 있는데요. 그만큼 선진국을 빨리 따라잡고 싶은 마음이 컸었던 것 같습니다. 중국 진정으로 G2(미국과 중국) 반열에 올라서려면 '싸고 좋은 것'을 넘어 이제는 '독창적 아이디어'로 승부를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사건이 중국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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