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억 들인 폐기물 처리시설 가동 중단… 순천시-운영자 갈등
730억여원이 투자된 전남 순천의 폐기물 처리시설이 돌연 가동을 중단했다.

민간 운영자와 지방자치단체 간 신경전도 노출돼 시민이 애꿎은 피해를 보게 되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순천시에 따르면 순천 주암면에 들어선 자원순환센터는 지난 1일 오후부터 폐기물 반입을 중단했다.

이 시설은 정부 지원금 256억원, 민자 479억원 등 모두 735억여원을 들여 민간투자방식(BTO)으로 조성됐다.

6개 투자사가 참여한 순천에코그린이 15년간 운영한 뒤 2029년 순천시에 시설을 기부채납하기로 하고 2014년 6월 운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하루 반입량이 예상치(169.5t)를 크게 밑도는 110t가량에 그치면서 막대한 손실을 안게 됐다고 운영자 측은 주장했다.

순천시와 순천에코그린은 운영 개선 방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대한상사중재원이 수요 예측에 따른 위험은 사업 시행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자 순천시는 이에 힘입어 지원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순천에코그린 관계자는 "한 달에만 2억원가량 적자가 발생하는 실정"이라며 "100원 주면서 200원어치 폐기물을 처리하라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처리 단가 인상을 요구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운영자 측과 지속해서 협의하되 장기적으로는 폐기물 처리 방법을 시민에게 묻는 절차도 밟을 것"이라며 "그동안 발생한 폐기물은 왕지 매립장을 통해 처리해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