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 구성 어려움, 재원 부족 등으로 사실상 운영 중단 상태

'남미판 유럽연합(EU)'을 내걸고 남미 통합의 이상을 품고 출범한 남미국가연합이 와해 위기에 처했다.

기구의 사무총장 역할을 해온 콜롬비아 출신의 유리 칠란이 최근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사실상 운영 중단 상태에 빠졌다고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미국가연합은 지난해 1월부터 사무총장 공석 상태가 계속되면서 집행부 구성이 어려운 데다 기구 운영에 필요한 재원 조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 회의가 거의 열리지 않고 있으며, 직원들은 인터넷 게임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 있는 본부 건물은 과거 에콰도르 정부가 4천350만 달러를 기부해 건설됐다.

그러나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남미국가연합에 건물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연간 100만 달러에 달하는 유지 비용을 낼 이유가 없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남미국가연합은 지난 2008년 5월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 정상회의 합의에 따라 창설됐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과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기구 창설을 주도됐다.
독자적인 남미 지역 국제기구를 통해 남미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남미 통합을 지향한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국제사회의 주목들 받았다.

남미대륙 12개국이 모두 회원국으로 참여한 남미국가연합은 지난 4월 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콜롬비아·페루·파라과이 등 우파 정부가 들어선 6개국은 남미국가연합 탈퇴 의사를 밝히면서 결정적으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

6개국이 탈퇴를 추진하는 것은 남미국가연합이 방향성을 잃어버렸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