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해 대선 전 `드루킹` 김동원 씨에게 재벌개혁 공약을 자문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메신저 대화 내역을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드루킹이 지난 18일 제출한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 드루킹과 김 지시가 보안 메신저 `시그널`을 통해 주고받은 대화를 입수해 분석 중이다.

이 가운데는 작년 1월 5일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재벌개혁 방안에 대한 자료가 러프하게라도 받아볼 수 있을까요? 다음주 10일에 발표 예정인데…(중략)…목차라도 무방합니다"라고 말한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은 이에 "논의과정이 필요한 보고서라도 20일께쯤 완성할 생각으로 미뤄두고 있어서 준비된 게 없습니다만 목차만이라도 지금 작성해서 내일 들고가겠습니다"라고 김 지사에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신저 대화 내용대로 1월 10일 문 대통령은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정책공간 국민성장`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포럼에 참석해 `재벌청산, 진정한 시장경제로 가는 길`이란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시 한창이던 `국정농단`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국민연금이 동원된 것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정책구상을 밝혔다. 이는 사실상 대선공약으로 여겨졌다.

특검은 기조연설이 끝난 후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오늘 문 대표님 기조연설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라고 묻자 드루킹이 "와서 들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답한 내용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전후 대화의 맥락상 김 지사가 그날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 러프하게라도" 김경수, `드루킹`에 메시지 보내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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