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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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폭염으로 전국 곳곳에서 열사병이나 탈진 증세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사망자 중에는 노약자뿐 아니라 젊은층도 다수 포함돼 이번 폭염의 위력을 실감하게 한다.

지난 19일 오전 11시 10분께 충북 옥천군 이원면 대성산에서 등산 중 실종된 A(46)씨 시신을 119구조대가 발견했다. A씨 시신은 등산로 인근 급경사지 나무 옆에 배낭을 멘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 A씨는 지난 14일 영동 천태산 등산을 위해 20여㎞ 떨어진 옥천 마성산에 혼자 오른 뒤 연락이 끊겼다. 경찰은 A 씨가 탈진하거나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에 굴러떨어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같은 날 경북 김천에서도 40대 여성이 집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숨진 여성의 아버지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며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찜통 더위에도 휴식하지 못한 채 일터를 지키는 건설 노동자들도 잇따라 쓰러지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4시 21분께 세종시에서 보도블록 작업을 하던 B(39) 씨가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튿날 숨졌다. 당시 B 씨 체온은 43도로 열사병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 오후 7시 50분께 청주시 북이면에서도 축사 증축 공사를 하던 용접공 C(63) 씨가 숨진 상태로 동료 일꾼들에게 발견됐다. 이날 청주의 수은주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34도까지 치솟았다. 경찰은 C 씨가 무더위 속에서 일을 하다가 열사병으로 쓰러졌을 가능성을 무게에 두고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1일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전국에서 88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다. 전체 환자의 75.1%(667명)는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된 이달 8일 이후 발생했다. 사망자 7명도 이 시기에 집중됐다.

더위에 노출돼 발생하는 온열질환은 머리가 아프거나 구토, 울렁거림 등의 중상을 보인다. 통증이 나타나는 열경련과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열실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보건당국은 이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외부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옷을 벗거나 느슨하게 하고 물을 마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폭염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되면 더운 시간대(낮 12시∼오후 5시) 활동을 줄여야 하고, 부득이 활동할 경우는 챙 넓은 모자와 밝고 헐렁한 옷을 착용하는 것도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