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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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기무사령부가 작년 3월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 파문과 관련해 야간에 광화문과 여의도에 탱크를 투입하는 등 세부계획까지 담긴 부속 문건이 추가로 나왔다. 아울러 계엄 이후 국가정보원, 국회, 언론 등에 대해 세밀한 통제 계획을 세웠다는 점 역시 이 문건에서 확인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오후 브리핑에서 전날 국방부에서 받은 이런 내용의 '대비계획 세부자료'를 공개했다.

김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 기무사가 작성한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은 이미 언론에 공개됐는데, 그 문서에 딸린 대비계획 세부자료가 어제 국방부를 통해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민정수석실에 제출됐다"고 소개했다.

대비계획 세부자료는 단계별 대응계획, 위수령, 계엄선포, 계엄시행 등 4가지 큰 제목으로 돼 있고 21개 항목 67쪽 분량이라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그러면서 "세부자료의 구체적 내용을 보면 계엄을 성공시키기 위해 보안 유지 하에 신속하게 계엄선포, 계엄군 주요 (길)목 장악 등 선제적 조치 여부가 계엄 성공 관건이라고 적시돼 있다"며 "자료에는 비상계엄 선포문과 계엄 포고문 등이 이미 작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 자료에는 1979년 10·26 사태 때와 1980년 계엄령 선포 때의 담화문과 함께 2017년 3월에 공포하려 했던 담화문이 나란히 실렸다.

특히 "중요시설 494개소 및 집회 예상지역인 광화문과 여의도 2개소에는 기계화 사단 기갑여단, 특전사로 편성된 계엄임무 수행군을 전차와 장갑차를 이용해 신속하게 투입되는 계획도 수립됐다"고 밝혔다. 이어 "합참 계엄과에서 통상에 따라 2년마다 수립되는 계엄실무편람과 전혀 상이함을 확인했다.

통상의 매뉴얼과 달리 합참의장을 배제하고 육군 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추천하는 판단의 요소와 검토 결과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계엄사 설치 위치도 내용에 포함돼 있다.

이번 문건에는 계엄 후 국회, 국가정보원, 언론 등을 어떻게 통제할지도 자세히 담겼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우선 국회 통제의 경우, 김 대변인은 "20대 여소야대 국회에서 계엄해제 표결을 막기 위해 당정협의를 거쳐 국회 의결에 여당(자유한국당) 의원을 참여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있었다"고 설명하고 "또 국회의원들을 현행범으로 사법처리해 의결 정족수를 미달시키는 계획도 세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엄사가 먼저 집회 시위 금지 및 반정부 금지활동 포고령을 선포하고 위반시 구속수사 등 엄정처리 방안을 발표하고, (위반하는 국회의원을) 사법처리해 의결정족수 미달을 유도하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정보원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통제를 따르도록 지시하게 하고, 국정원 2차장이 계엄사령관을 보좌하도록 하는 등의 통제계획이 포함돼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언론 통제에 대해선 "계엄선포와 동시에 언론 사전검열 공보문과 언론사별 계엄사 요원 파견계획도 작성돼 있었다"며 "계엄사 보도검열단 9개반이 신문·방송·통신 및 원고 간행물 견본을 제출받아 검열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또 "조선일보 매일경제 등 26개 언론, KBS CBS YTN 등 22개 방송, 연합뉴스 동아닷컴 등8개 통신사 및 인터넷 언론사에 대해 통제요원 편성해 보도를 통제하도록 했다. 인터넷 포털 및 SNS 차단 등 유언비어 유포 통제도 담겼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타 정부부처 조정통제방안, 각국 대사관에 파견된 무관단, 외신 등을 어떻게 설득할지도 나와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김 대변인은 "국방부 특별수사단도 이 문건을 확보하고 있다"며 "문건을 공개한 이유는 이 문건의 중대성과 국민 관심 높은 만큼 국민에 신속하게 공개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문건의 위법성과 실행계획 여부, 배포 단위에 대해 국방부 특별수사단이 법과 원칙 따라 수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기무사가 작성한 이 문건의 주요 내용은 탄핵이 기각됐을 경우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며 "어제 청와대로 전달됐고, 문재인 대통령도 봤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 문건으로 기무사가 계엄령 선포를 단순히 검토만 한 것이 아니고, 실제 실행을 염두에 뒀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그건 여러분이 판단해 달라"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