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돌아온 마하티르, '국민차 프로젝트' 부활 논란
15년 만에 재집권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과거 자신의 최대 치적 중 하나였던 '말레이 국민차' 프로젝트의 부활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일간 더 스타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 16일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프로톤의 실패로 충분하며 누구도 두 번째 국민차를 보길 원치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기업에 경영권이 넘어간 프로톤을 대신할 새로운 국민차 브랜드를 개발한다는 계획에 대한 말레이시아 국민의 차가운 반응에 실망을 토로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프로톤의 매각으로 말레이시아의 자동차 시장이 외국 차에 독점되고 말았다면서 "국민차가 없으면 자동차 산업도, 관련 직장도 모두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도 "말레이시아인은 중국제를 비롯한 수입차를 사는 것을 선호한다"면서 이대로라면 "말레이시아가 소비자와 농부, 어부의 국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달 11일 일본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말레이시아 정부가 태국이나 한국, 일본 기업과 협력해 프로톤을 대체할 새로운 국민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15년 만에 돌아온 마하티르, '국민차 프로젝트' 부활 논란
하지만 말레이시아 내부에서는 이러한 계획에 강한 우려가 제기됐다.

2015 회계연도에만 9억9천190만 링깃(약 2천76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다 중국 자동차 기업 지리(Geely·吉利)에 지분의 49.9%를 넘긴 프로톤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예상외의 거센 반발에 말레이시아 정부 내부에선 새 국민차 프로젝트의 추진을 포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하티르 총리의 주도로 1980년 중반 세워진 프로톤은 동남아에선 유일하게 자동차 자체 개발 능력을 갖춘 업체였다.

프로톤은 1993년 한때 말레이시아 자동차 시장의 74%를 차지했으나 시장개방 등의 영향으로 시장 점유율이 10%대로 내려앉았고, 결국 지난해 지리에 매각돼 중국 자동차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내 생산기지로 전락할 상황에 놓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