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국제유가는 노르웨이와 이라크 유전 근로자들의 파업 소식에 상승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0%(0.68달러) 오른 71.0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만 이는 전주(73.80달러) 대비로는 3.78% 떨어진 수치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라크 노동 파업 시위대가 항만을 차지하며 노동 처우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원유 수출이 원활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돼 13일 유가가 올랐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제유가가 수급 요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공급 차질 문제들이 해소 수순을 밟고 있어 국제 유가가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노르웨이와 이라크 파업은 한시적인 유가 강세 재료일 뿐이라는 평가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시장이 약 4년 만에 수급 균형을 되찾았고, 투자자들이 공급과잉보다 공급부족 이슈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당분간 배럴당 70달러대 유가(WTI 기준)를 용인해온 석유시장 공급차질 이슈의 일부 후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캐나다 싱크루드가 7월 중 생산을 일부 재개하고 9월 완전 가동이 목표라고 밝힌 만큼 예상보다 빠른 캐나다산 원유 공급차질 완화는 한동안 브렌트유 대비 상대적 강세를 보인 WTI 가격의 하방 압력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미국 원유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지난주) 유가가 급락했다"며 "리비아 국영 석유회사(NOC)가 라스 라누프(Ras Lanuf), 즈웨티나(Zueitina)와 하리가(Hariga) 등 4개 원유 수출항에 대한 불가항력 선언을 철회한 가운데 약 하루 80만 배럴 규모의 공급차질이 해소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일부 국가들에 대해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면제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 역시 공급차질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키는데 기여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14개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非)OPEC 산유국으로 구성된 이른바 'OPEC플러스'의 총회에서 하루 평균 100만 배럴(bpd) 증산 합의가 이뤄진 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의 증산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6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일 평균 산유량은 전월 대비 17만3000배럴 증가했다.
서 연구원은 "생산여력이 남아있는 국가 위주로 향후에도 증산이 이어질 전망"며 "지난주 국제에너지기구(IEA),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OPEC의 월간 보고서가 발간됐는데 세 기관 모두 향후 원유 시장의 수급 개선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