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오는 알람 시계는 인공지능(AI)으로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알아서 판단하고 작동한다. 불을 꺼주고 문을 잠그는 것은 기본이고 교통이 혼잡하면 주인을 조금 더 일찍 깨우기도 한다. 이와 비슷하게 앞으로 찾아올 질병의 발병 시점을 예측해 알려주는 알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발병 위험이 높은 질병을 스스로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청장년기에는 구강질환과 내분비질환, 중년기에는 만성질환과 갱년기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노년기에 이르면 퇴행성질환과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되는 암, 심뇌혈관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연령별 대표 질환 외에도 가족력, 생활습관 등을 고려해 본인에게 더 취약한 질환을 알아서 예방하고 관리해야 한다. 지금 당장 큰 병이 없다고 해서 계속 건강하리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예방과 관리만큼 중요한 또 한 가지는 발병 사실을 알자마자 치료하는 것이다. 제때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치료비, 투병 기간 동안의 생활비를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 특히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는 ‘만성질환’은 더 탄탄한 대비가 필요하다.

말 그대로 오랜 세월 고생하다 생을 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 열 명 중 여덟 명이 암, 순환기질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사망한다. 이런 질환은 단기간에 치료가 끝나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다.

지금 당장 목돈을 마련하기 어렵다면 이 모든 질환을 빠짐없이 보장해 주는 건강보험을 들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왕이면 보험료 변동이 없는 비갱신형으로 설계해 경제활동 기간에만 보험료를 납입하고 100세까지 보장을 이어나가자. 거기다 요즘엔 내 건강 수준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기회도 많다. 여성들 사이에서 크게 증가하는 유방암, 자궁암을 소액으로 분류하지 않고 다른 암과 똑같은 수준으로 보장해 주는지도 반드시 확인해보자.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고 미리 대책을 세우지 않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가장 최선의 치료가 예방이라면 그 다음 순서는 경증부터 중증 질환에 이르기까지 만일의 위험에 꼼꼼히 대비하는 일이다. 건강은 스스로 챙기는 것. 적어도 건강 관리만큼은 누구도 나를 대신해 경종의 알람을 울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윤필경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