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천하' 홈쇼핑, 백화점마저 위협
CJ오쇼핑에서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이 홈쇼핑의 패션 단독 브랜드 ‘엣지(A+G)’다. 이 기간 판매액이 452억원에 달했다. 주문량은 52만여 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다른 의류 브랜드도 잘 팔렸다. ‘VW베라왕’ ‘지오송지오’ ‘코펜하겐럭스’ ‘에셀리아’ ‘셀렙샵 에디션’ 등 상반기 판매 상위 10위 안에 의류만 6개가 들어갔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방송에 나간 의류 브랜드는 믿고 산다는 소비자가 많다”며 “TV 홈쇼핑이 패션 상품 판매 채널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패션 상품은 원래 백화점과 아울렛이 가장 큰 유통 채널이다. 국내 패션 브랜드 매출의 80~90%가 백화점과 아울렛에서 나왔다. 요즘은 TV홈쇼핑이 백화점, 아울렛에 이어 주요 패션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방송에 나가면 한 번에 수십억원어치가 쉽게 팔린다.
'패션 천하' 홈쇼핑, 백화점마저 위협
올 상반기 각 홈쇼핑 히트상품 상위 품목만 봐도 그렇다. 현대홈쇼핑에서 상반기 가장 많이 판매된 브랜드는 ‘J BY’였다. J BY는 현대홈쇼핑이 2016년 하반기 정구호 디자이너와 함께 만든 자체상표(PB)다. ‘J BY 썸머 코튼 티셔츠’는 지난 4월 첫 방송에서만 약 3만5000장이 판매됐다. 금액으론 21억2000만원에 달했다. 현대홈쇼핑 패션 방송으론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여성복 ‘조이너스’, 이탈리아 브랜드 ‘마르엘라 로사티’, ‘라씨엔토’, ‘말라노스토리’ 등도 현대홈쇼핑의 베스트셀러 브랜드에 들었다.

롯데홈쇼핑에서도 상반기 ‘아니베에프’ ‘다니엘에스떼’ ‘LBL’ ‘조르쥬레쉬’ ‘아이젤’ 등의 의류 브랜드가 히트상품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패션 천하' 홈쇼핑, 백화점마저 위협
홈쇼핑에서 옷이 본격 팔리기 시작한 것은 5~6년 전부터다. 그 이전엔 스팀청소기 등 소형 가전이나 간고등어 같은 식품 위주였다. 홈쇼핑이 상품 확장을 위해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와 PB를 대대적으로 확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CJ오쇼핑의 ‘엣지(A+G)’, 롯데홈쇼핑의 ‘LBL’, 현대홈쇼핑의 ‘J BY’ 등의 PB는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가 높다는 평가를 얻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