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6월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항공기 급유 문제와 대동 가능한 경호원 수 등을 질문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김정은과 폼페이오 장관 간 대화에 ‘정통한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은 지난 9일 두 번째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과의 면담에서 평양과 싱가포르 간 왕복 9600㎞를 비행하기 위한 급유 문제 등 실무 사항을 물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은이 경호와 이동 등에 이례적일 정도의 관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앞서 WP는 김정은이 전용기를 타고 회담장으로 이동하다가 중간에 급유를 하려고 제3국에 들른다면 상당히 당혹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고려할 때 어디에 들러 급유할 것이냐도 복잡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정은의 전용기인 참매 1호(사진)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비행기다. 제원만 따지면 비행 거리가 1만㎞에 달해 평양에서 4700㎞가량 떨어진 싱가포르까지 비행할 수 있다. 그러나 1960년대 개발된 IL-62 기종은 1995년 단종됐을 정도로 노후화돼 장거리 비행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WP는 이와 함께 “정상회담 실무팀은 대부분 하급 공무원이 이끌지만 김정은은 자신의 비서 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실무협의 단장으로 (싱가포르에) 보냈다”며 그만큼 경호에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뤼차오 중국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해외 순방 때 보통 15일 전에 전담 경호팀을 해당 국가에 보낸다”며 “김정일뿐만 아니라 김정은도 싱가포르를 방문한 적이 없어 전담 경호팀이 예상보다 빨리 파견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