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메모리얼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뉴욕상품거래소 장외 거래에서 오후 7시께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27달러(1.87%) 내려 66.61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이는 지난 5월1일 이후 최저가입니다. 지난주 기록한 최고가 73달러에 비하면 지난 금요일부터 이틀새 거의 10% 가량 폭락한 겁니다. 브렌트유도 75~76달러 내외에서 거래되면서 최고가 대비 6% 가량 내렸습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지난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시장이 건전하게 유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며, 6월에 우리의 감산 정책을 조정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습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는 6월22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2017년 1월부터 시행된 감산 조치의 완화를 논의하기 위해 만날 예정입니다. 알-팔리는 “OPEC과 러시아가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 붕괴와 이란에 대한 미국 제재의 영향을 보완하기 위해 가까운 장래에 세계 시장에 더 많은 석유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배럴당 60달러 수준의 국제유가가 적합하며 만족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향후 수년간 70~50달러 수준을 초과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생산자들에게도 좋지 않다"면서 ”러시아와 OPEC은 기존 감산을 고수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오늘 OPEC과 러시아가 증산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앴지만, 원유가 더 오를 것이란 향후 전망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①기본적으로 현재 유가 상승세는 늘어난 수요에 따른 타이트한 석유 시장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으며 ②사우디 등이 일 100만배럴을 늘린다해도 이는 겨우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생산.수출 감소분을 상쇄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또 ③100만배럴 증산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경우 3분기까지 석유 재고는 계속 감소할 것이며 ④계속되는 베네수엘라의 생산량 붕괴와 이란의 수출 감소는 증산량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⑤2019년에도 생산량을 추가로 늘려야하지만, 이번 증산은 내년에 늘릴 수 있는 여유 용량을 줄였다고도 설명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결과적으로 오늘 발표가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제한하더라도 3분기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82.5달러 전망은 유효하며, 하반기에 이보다 더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또 다른 전문가도 OPEC과 러시아 증산에 관계없이 유가는 조만간 배럴당 100달러로 급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퀼베스트 웰스메니지먼트의 밥 파커 투자위원은 이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가 유가를 배럴당 70~80달러로 유지하는 데 ‘매우 강한 기득권’을 갖고 있다고 밝혔지만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에서 ‘완전한 붕괴’가 발생할 경우 곧 배럴당 100달러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이 극적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은 최근 몇 년 간 급격하게 감소해왔습니다. 국가는 만성적 식량 부족과 엄청난 인플레이션에 직면 해 있습니다. 최근 원유 생산 현장의 근로자들이 월급을 받지못해 집단으로 현장을 이탈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4년 일 300만배럴에 달하던 생산량은 지난 3월말 하루 140만 배럴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베네수엘라의 ‘엉망진창’ 정치가 유가를 100달러까지 치솟게 만들 지 우려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