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왼쪽)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시작되기 전 대화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왼쪽)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시작되기 전 대화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다중대표소송, 전자·서면투표 등 경제민주화 방안을 담은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전부 통과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재계에서 우려하는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는 한 가지만 선택해 도입할 뜻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법무부의 상법 개정안 논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4월 ‘상법 일부 개정안 검토 의견’ 자료를 법사위에 제출했다. 다중대표소송과 전자·서면투표, 집중투표,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경제 민주화와 관련한 7개 사안을 다룬 상법 개정안에 대한 법무부의 검토 의견을 담은 문서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내 기업이 해외 투기 자본의 공격 대상이 되는 와중에 법무부는 기업 경영권을 약화하는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김 위원장은 “개정 사안 7개 전부가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법무부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에서는 기업에 대한 경영권 공격 경험이 일천했다”는 의견도 냈다. 그는 “외환위기 과정에서 변화된 자본시장 환경에서 공격과 방어의 균형 잡힌 운동장을 만들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잇따른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는 “회사에서 결정하되 주주와 시장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법행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필요하면 자본시장법 상법 등 개정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집중투표제에 동의하느냐”는 정갑영 한국당 의원의 질의에는 “관련 법률 사이에서 체계적인 합리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에는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을 상법에 동시 반영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대통령 공약집에는 두 가지를 선택적으로 도입하도록 변경돼 있다”며 “현실을 고려해 우리에게 알맞은 제도를 선택하려고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