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1개 모듈 중 첫 2개 건조…2020년까지 모두 인도 계획

대우조선해양이 2014년 수주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3조원짜리 육상 원유생산 플랜트가 첫 결실을 봤다.

대우조선해양은 카자흐스탄 텡기즈 유전에 설치되는 초대형 원유생산 플랜트(이하 TCO 프로젝트)의 모듈 2개를 건조하고 지난 25일 출항식을 했다고 28일 밝혔다.

TCO 프로젝트는 총 81개 모듈로 구성되는데, 그중 첫 2개가 완공돼 인도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81개의 모듈 중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가 53개, 자회사인 울산 신한중공업이 28개를 제작한다.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7월까지 나머지 79개 모듈을 순차적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이번에 출항한 TCO 프로젝트의 첫 모듈은 신한중공업을 출발해 인도양을 거친 뒤 이집트 수에즈 운하와 러시아 볼가돈 운하, 카스피해를 차례로 지나 텡기즈 유전까지 운송된다.

총 1만9천㎞의 거리로 운송 시간도 90일에 달할 예정이다.
대우조선 3조원 원유플랜트 첫 결실… 모듈 2기 완공해 출항
특히 러시아 볼가돈 운하를 지날 때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해 모듈을 2∼3단으로 분리해 운송한 뒤 현지에서 다시 조립하는 고난이도 신공법을 적용한다.

TCO 프로젝트는 금액뿐 아니라 규모 면에서도 역대 최대를 자랑한다.

81개 모듈의 무게만 약 20만t에 달해 1.5t 규모의 중형 승용차 약 13만대 무게와 맞먹는다.

이처럼 규모가 크다 보니 플랜트를 여러 개의 모듈로 쪼개 건조해 운송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형태로 건설된다.

저유가로 인해 해양플랜트 일감이 줄어든 상황에서 TCO 프로젝트는 약 3년 정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감이라고 대우조선은 설명했다.

또 앞으로 발주될 해양플랜트 수주에 대비해 기술력을 향상하고 핵심 기술인력을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대우조선해양은 특히 이번에 모듈 제작만 담당하는 'AFC(Approved for Construction) 방식으로 계약했다.

한때 조선업계에 대규모 손실의 원인이 됐던 '설계-시공 일괄'(턴키) 계약 대신 설계는 다른 회사에 맡기고 시공만 하기로 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AFC 계약으로 손실 발생 위험을 차단했고, 건조 도중 발생하는 설계 변경이나 추가공사 비용도 모두 연동돼 증액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3년간 지속한 저유가 기조가 무너지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해 오일 메이저를 중심으로 해양플랜트 발주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또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추후 대형 프로젝트가 발주될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이 관계자는 "TCO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신뢰도를 높이고 향후 해양사업 수주에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