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4년 만에 공식 블로그 ‘FROM YG’를 통해 이틀간에 걸쳐 메시지를 전했다. 빅뱅의 공백과 관련된 YG 계획, 아이콘과 위너의 향후 활동, 블랙핑크 6월 15일 컴백, 케이티김 거취, 승리의 첫 앨범 등 최근 YG 아티스트와 관련된 이슈와 계획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양 프로듀서는 “얼마 전 극심한 목 디스크 증상으로 한 달간 병원에 입원했다가 겨우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일선으로 복귀했다”며 “무리를 했는지 태어나서 이렇게 아파 보긴 처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가끔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 여러분들과 짧은 소통을 하고 있지만 오늘은 팬 여러분들의 궁금증들과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질문지 형식으로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리고자 나섰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틀간에 걸쳐 내놓은 메시지다.

▶빅뱅 멤버들이 대부분 군대를 갔다. YG의 수장으로서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

“아직 입대하지 않은 승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의 멤버들이 내년 말이면 제대한다. 빅뱅의 공백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 같다. 빅뱅이 2006년 8월에 데뷔해 올해로 12년 차다. 데뷔 당시 10년 가는 그룹을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를 여러 차례 밝힌 적이 있었는데 빅뱅의 ‘거짓말’이라는 노래 제목처럼, 큰 나무를 기대했던 빅뱅이 거대한 산이 돼버린 느낌이다. 사실 댄스 그룹으로 10년을 유지하는 일도 극히 드문 일이지만, 빅뱅처럼 매년 성장하며 더 큰 인기를 얻은 그룹은 전 세계를 찾아봐도 유례가 없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팬들과 더 오래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올 초 YG의 첫 주자인 아이콘과 위너의 출발이 좋았다. 올해 이들의 신곡 발표 계획이 또 있는지?

“제작자로서 소속 가수의 성장판이 열려 있나를 가장 중요하게 관찰한다. 음악을 통한 그들의 발전 가능성 말이다. 다행히 두 그룹 모두 작사•작곡이 가능한 아티스트형 그룹이고, 올해 발표한 정규 앨범의 완성도가 매우 좋았다는 점에서, 두 그룹의 성장판은 활짝 열려 있는 상태라 볼 수 있다. 두 그룹 모두 쉴새 없이 신곡 작업 물들을 쏟아내고 있기에 올 하반기 좋은 소식들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블랙핑크의 신곡은 언제 나오나?

“YG의 유일한 걸그룹인 블랙핑크의 공백이 너무 길었다. 데뷔 후 줄곧 싱글 형태로 발표해 팬들의 아쉬움이 많았는데 오는 6월 15일 블랙핑크의 첫 미니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래 준비한 만큼 만족할만한 결과물들을 완성했다. 블랙핑크는 6월부터 연말까지 신곡 발표와 프로모션을 계속할 것이다. 블랙핑크의 거침없는 질주에 많은 기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 ‘케이팝 스타’ 시즌 4 우승자인 케이티 김의 데뷔 소식이 궁금하다.

“케이티 김 영입 이후 몇 차례 상담을 해본 결과 케이티 김이 추구하고 싶은 음악은 (미국) 본토에 가까운 짙은 음악이었다. 1993년생인 케이티김은 10살 때 가족들과 미국 뉴저지로 이민을 떠나 21세까지 청소년기를 미국에서 보낸 탓에 한국 문화 보다는 미국 문화와 음악에 더 친숙한 친구다. YG는 케이티 김과 함께 지난 수년간 수 차례 미국을 오가며 외국 음악 프로듀서들과 송 캠프를 진행하며 많은 곡들을 완성했다. 그리고 데뷔를 위해 미국 촬영을 포함한 여러 편의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마친 상황이다. 하지만 아쉬운 소식은 최근 케이티 김이 다른 신생 소속사로 이적하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케이티김의 데뷔 앨범은 YG에서 준비했지만 데뷔는 다른 소속사에서 하게 된다. 이유는 케이티 김의 데뷔 앨범을 준비 중이던 YG 임원이 케이티 김과 함께 독립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YG는 케이티 김의 음원 유통을 맡아 케이티 김의 성공적인 데뷔를 지원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 YG의 신인 발표 계획은?

“올해 빅뱅의 군 입대와 싸이 등 YG의 여러 가지 환경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의 각오는 신인 발표를 내년으로 미루고 아이콘과 위너, 블랙핑크의 활발한 신곡 발표와 성장에 더욱 집중하자는 것이다. 그 시작이 지난 1월 발표한 아이콘이었으며, 4월 위너에 이어 오는 6월 15일 블랙핑크의 컴백을 앞두고 있다. 하반기에도 이들의 신곡발표이 이어질 것이다. ”

▶승리의 솔로 앨범은 ?

“오는 7월 초 승리의 정규 1집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미니앨범을 발표했고, 이번이 첫 정규 앨범 발표이자 5년 만의 솔로 활동이 되는 셈이다. 또한 승리의 첫 단독 솔로 콘서트가 오는 8월 서울에서 열린다. 승리의 정규앨범이 예상보다 빨리 준비될 수 있었던 것은 누구도 말리지 못하는 승리의 저돌적인 에너지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차례씩 제게 확인 메시지를 요청해왔다. 팔을 쓰지 못해 병상에 누워있는 저게 가장 힘들었던 일이 바로 승리의 메시지에 답하는 일이었다. (농담 80%에 진담 20%) 오는 9월 말 YG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재미있게 각색한 ‘YG전자’가 ‘넷플릿스’를 통해 방영될 예정인데, 주역인 승리의 눈부신 예능 활약을 기대해고 좋을 것 같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계획들을 알려달라.

“ YG패밀리를 이을 차세대 YG 힙합 크루를 구상 중이다. 지난 5월 20일, YG의 22주년 창립 기념일 행사를 검소하게 치렀다. YG는 1996년 첫 제작 가수인 킵식스 실패 이후 이듬해인 1997년과 1998년, 지누션과 원타임을 연속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당시 지누션과 원타임은 국내 가요 시장에서 간간이 소개되었던 힙합 음악을 본격적으로 알리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에 힘입어 1999년 YG패밀리 1집 앨범과 2002년 YG패밀리 2집 앨범을 발표했다. 2집 타이틀곡 ‘멋쟁이 신사’에서는 당시 14세였던 지드래곤을 소개했다. 당시 YG가 힙합음악 전문회사로 알려졌다. 2003년부터 세븐과 렉시 그리고 M.BOAT와 합작한 휘성, 거미, 빅마마를 연속적으로 발표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소속 가수들이 많아진 만큼 음악 장르도 다양해진 탓에 힙합을 기반으로 뭉쳤던 YG패밀리의 앨범은 더 이상 발표되지 못했다. YG패밀리라는 명칭은 1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YG를 대표하는 수식어로 남아있을 만큼 그 존재감이 강했던 지라 YG패밀리의 명맥을 이을 새로운 힙합 크루를 결성해보자는 생각을 해봤다. YG 소속 가수들 중에서도 위너와 아이콘 등 실제로 친분이 두터운 또래들을 위주로 실력을 겸비한 소수 정예 멤버들을 구성해 보려고 한다. 이들의 탄생 과정과 디테일한 생활 방식을 담은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해 볼 예정이다. 올해 안에 이들의 신곡 발표까지 하려고 한다. 새로운 힙합 크루는 그동안 각자의 팀에서 발표하기 힘들었던 힙합 음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점과 힙합 솔로 곡들을 부담 없이 자주 발표할 수 있는 점에서 다양한 매력을 지닌 그룹이 될 것이다. ”

▶ YGX 아카데미를 설립한다고 들었다.

“ 오는 8월 YG의 신규 계열 회사인 YGX를 홍대 부근에 설립할 예정이다. YGX는 크게 3가지의 업무를 담당한다. 첫 번째 업무는 이전 하이그라운드의 명칭과 업무를 YGX로 교체 이전해 신인 발굴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업무들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과거 하이그라운드의 경우 YG의 관여가 거의 없었다면 YGX는 YG가 직,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공동 운영한다.

두 번째 업무는 YG가 처음으로 개설하는 댄스 아카데미를 YGX가 운영할 예정이다. 제가 과거 댄서 출신이다보니 댄스 아카데미는 YG 설립 이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기에 개인적으로 매우 설레는 일이다.

국내 최고 유명 스타들 중 과거 YG 오디션에 참여했다 아쉽게 떨어졌다고 말하는 친구들을 의외로 많이 만나볼 수 있었다. YGX 아카데미에서는 눈에 띄는 인재들을 곧바로 YG로 영입할 수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미래의 스타가 될 재목들을 더 이상 실수로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연예인 지망생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취미생활과 여가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구성해 볼 예정이다. YG 안무가들과 댄서들이 직접 지도하기 때문에 YG 소속 가수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생생한 실전 교육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세 번째 업무는 승리가 운영하던 DJ 회사인 NHR을 합병해 승리의 DJ 사업 분야를 지원한다. 소속 DJ들뿐 아니라 YG 소속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협업) 를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양 대표 프로듀서는 앞으로 제스키스 은지원의 힙합 솔로 앨범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말로 메시지를 마쳤다. 몇 년 만에 내놓은 자신의 글이 팬 여러분들 궁금증의 10분의 1이라도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