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만 해도 화담숲을 함께 거닐며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셨는데…. 경제계의 큰 어른을 잃었습니다.”

20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안타까움을 담아 한 말이다. 그는 “지난해 화담숲에서 우연히 뵙고 인사를 드릴 때만 해도 건강해 보이셨는데 갑자기 돌아가시다니 마음이 아프다”며 “구 회장은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배울 게 많은 큰 어른이었다”고 말했다.

주요 경제단체도 이날 한목소리로 고인의 생전 공로를 기리고 애도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논평을 통해 “구 회장은 미래를 위한 도전정신으로 전자·화학·통신산업을 육성했고 정도경영을 통해 고객에게 신뢰받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경제계는 구 회장의 타계를 가슴 깊이 애도하며 한국 경제의 번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구 회장은 1995년 LG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노사(勞使) 관계를 넘어선 ‘노경(勞經) 관계’라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구축했다”며 “당면한 현안을 노경이 함께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노사관계를 구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고인은 항상 정직하고 공정한 길을 걸어 늘 우리 기업인의 모범이 됐다”며 “우리 경제가 재도약해야 할 중대한 시기에 구 회장 같은 훌륭한 기업인을 잃은 것은 나라의 큰 아픔과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애도 했다.

한국무역협회는 “구 회장은 한국이 무역 1조달러, 무역 9강의 위업을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추모했다.

외신들도 구 회장의 별세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구 회장은 투명한 소유지배구조를 한국 재벌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받아들였다”고 평가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