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남북한 경제협력 수혜주로 분류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과거 독일 통일 사례를 봤을 때 앞으로 남북경협이 활성화될 경우 북한에 진출하는 기업들의 보험 가입이 늘면서 재보험사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리안리는 50원(0.41%) 오른 1만23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보합 수준에 머물렀지만, 코리안리는 지난 한 주(14~18일)간 6.92% 올랐다. 지난 16일에는 매수세가 몰리면서 장중 한때 9.01% 급등하기도 했다.

코리안리가 남북경협주로 엮여 주가가 급등한 데엔 크레디리요네(CLSA)가 지난달 펴낸 보고서가 뒤늦게 주목받은 게 영향을 미쳤다. CLSA는 지난달 23일 낸 ‘데탕트 회의론’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북 정상회담이라는 초대형 호재에도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에 놀랍도록 냉담하다며 투자를 미루기보다는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에는 과거 독일 통일 후 5년간 종목별 주가 변화를 분석한 내용도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통일 후 5년 동안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독일 재보험사 뮌헨리였다. 이 기간에 독일 증시에서 뮌헨리는 73% 올랐다.

전기·천연가스 공급회사 RWE(64%), 제약사 바이엘(57%), 에너지 기업 이온(47%), 보험사 알리안츠(43%)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시기 뮌헨리가 돋보이는 주가 상승률을 나타낸 건 통일 후 옛 동독 지역에 진출한 기업들이 사업 리스크(위험)를 줄이려고 보험 가입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보험에 가입하는 재보험사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보험사는 여러 곳이 경쟁하고 있어 한반도 해빙무드 속에서 어느 회사의 실적 개선 폭이 클지 알 수 없지만 이들이 가입하는 재보험 상품을 제공하는 곳은 코리안리 한 곳뿐”이라며 “조만간 한국에서도 독일에서와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