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설치·영상아트… 미술시장 '블루오션'으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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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조형예술, 현대미술 주도하며 시장 편입 가속화
늘어나는 전시회와 경매
K옥션, 백남준 9억대 작품 내놔
서울옥션은 日 구사마 조각 출품
박석원·박은선 등 개인전 줄이어
연간 500억대 조형물시장
아파트·오피스빌딩 신축 때
설치 규정으로 잠재시장 여전
아트페어·비엔날레도 생겨나
늘어나는 전시회와 경매
K옥션, 백남준 9억대 작품 내놔
서울옥션은 日 구사마 조각 출품
박석원·박은선 등 개인전 줄이어
연간 500억대 조형물시장
아파트·오피스빌딩 신축 때
설치 규정으로 잠재시장 여전
아트페어·비엔날레도 생겨나
미술작품 종류에도 서열이 있을까. 20세기 전반까지만 해도 회화가 맨 앞자리를 차지하며 조각 장르보다 우위를 누렸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다다이즘(dadaism)’이 기존 예술과 관습에 반기를 들고 나온 뒤 상황이 바뀌었다. 최근에는 미디어아트와 혼합재료(mixed media),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재료와 형상성을 지닌 작품이 현대미술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 석조각을 비롯해 설치, 비디오아트 등 3차원 조형 작품이 미술시장에 점차 편입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경매회사들은 유명 작가의 작품을 잇달아 출품하고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고, 조형예술 전문 아트페어(장터)와 비엔날레도 생겨났다. 화랑들은 기획전을 늘리는 추세다.
◆백남준의 5억~9억원대 작품 경매
연 500억대로 추산되는 조형물 시장은 개척해야 할 ‘블루오션’이다. 면적 1만㎡ 이상의 공동주택이나 오피스빌딩을 신·증축할 때 건축비의 일정액(아파트 0.1%, 오피스빌딩 0.7%)을 조형물을 설치하는 데 써야 하기 때문에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미술품 경매회사들이 유명 작가의 작품을 경매에 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K옥션은 오는 23일 경매에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의 ‘TV는 새로운 심장’(추정가 5억5000만~9억5000만원)을 비롯해 미국 조각가 로버트 인디애나의 입체조형물 ‘Art’(1억~1억5000만원), 이불 씨의 2007년작 ‘무제’(2500만~6000만원)를 출품한다. 서울옥션도 27일 홍콩 경매에 일본 작가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2억~5억원)과 이수경 씨의 ‘번역된 도자기’(1800만~3000만원)를 전략 상품으로 내놓는다.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조각과 설치작품의 시장성을 조명해볼 수 있는 전시회도 줄을 잇고 있다. 손재주가 뛰어난 여성 조각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조각 축제는 경기 양평 C아트뮤지엄(5월28일~6월27일)과 서울 선화랑(7월5~17일)에서 잇달아 열린다. 올해로 45회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강은엽 고경숙 김효숙 등 조각가 70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예술의 여성성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뜻에서 행사 제목을 ‘I, WOMAN’으로 붙였다.
공공미술시장 활성화와 투명성을 지향하는 조형물 장터와 비엔날레도 열린다. 다음달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리는 아트페어 ‘조형아트 서울’에는 화랑과 작가가 직접 출품한 조각·설치·미디어아트 등 2000여 점이 걸린다. 작품값도 10~20% 저렴하다. 오는 9월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71일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는 국내외 작가들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벌인다.
조각 거장도 줄줄이 화단에 돌아오고 있다. 현대조각의 대가 박석원 씨는 6월 20일~7월10일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개인전을 펼친다. 철, 나무, 돌을 자르고 쌓는 방식으로 자연을 축조한 그의 45년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는 각오다. 조각가 박은선 씨는 서울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대리석에 시간과 에너지를 응축한 근작 20여 점을 내보인다. ‘추상조각의 아버지’ 김종영의 드로잉 특별전(김종영미술관), 46세 나이로 요절한 설치미술가 박이소(국립현대미술관), 최만린(리안갤러리 대구점), 전통 돌 조각의 선구자 전뢰진(선화랑), 김수자(독일 노이스 란겐재단), 양혜규(독일 루트비히미술관), 박찬경(중국 선양 K11미술관), 이반 나바로(갤러리 현대) 등도 전시를 하거나 준비 중이다.
◆자코메티 ‘걷는 사람Ⅰ’ 947억원
조형물이 미술시장의 주요 장르로 자리를 잡으면서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미술의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 ‘걷는 사람Ⅰ’은 2010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6500만파운드(약 947억원)에 팔려 조각 작품으로는 세계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2013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미국의 팝아티스트 제프 쿤스의 대형 스테인리스스틸 조각 ‘풍선 강아지’가 무려 5840만달러(약 630억원)에 팔리며 기염을 토했다. 백남준의 작품 ‘스태그(Stag)’는 작년 5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치열한 경합 끝에 460만홍콩달러(약 6억3000만원)에 팔려 화제를 모았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조형예술의 소장 가치와 재판매 가능성이 커져 소비도 점차 늘고 있다”며 “회화보다 단가가 낮고 새로운 소비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백남준의 5억~9억원대 작품 경매
연 500억대로 추산되는 조형물 시장은 개척해야 할 ‘블루오션’이다. 면적 1만㎡ 이상의 공동주택이나 오피스빌딩을 신·증축할 때 건축비의 일정액(아파트 0.1%, 오피스빌딩 0.7%)을 조형물을 설치하는 데 써야 하기 때문에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미술품 경매회사들이 유명 작가의 작품을 경매에 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K옥션은 오는 23일 경매에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의 ‘TV는 새로운 심장’(추정가 5억5000만~9억5000만원)을 비롯해 미국 조각가 로버트 인디애나의 입체조형물 ‘Art’(1억~1억5000만원), 이불 씨의 2007년작 ‘무제’(2500만~6000만원)를 출품한다. 서울옥션도 27일 홍콩 경매에 일본 작가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 ‘호박’(2억~5억원)과 이수경 씨의 ‘번역된 도자기’(1800만~3000만원)를 전략 상품으로 내놓는다.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조각과 설치작품의 시장성을 조명해볼 수 있는 전시회도 줄을 잇고 있다. 손재주가 뛰어난 여성 조각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조각 축제는 경기 양평 C아트뮤지엄(5월28일~6월27일)과 서울 선화랑(7월5~17일)에서 잇달아 열린다. 올해로 45회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강은엽 고경숙 김효숙 등 조각가 70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예술의 여성성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뜻에서 행사 제목을 ‘I, WOMAN’으로 붙였다.
공공미술시장 활성화와 투명성을 지향하는 조형물 장터와 비엔날레도 열린다. 다음달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리는 아트페어 ‘조형아트 서울’에는 화랑과 작가가 직접 출품한 조각·설치·미디어아트 등 2000여 점이 걸린다. 작품값도 10~20% 저렴하다. 오는 9월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71일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는 국내외 작가들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벌인다.
조각 거장도 줄줄이 화단에 돌아오고 있다. 현대조각의 대가 박석원 씨는 6월 20일~7월10일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개인전을 펼친다. 철, 나무, 돌을 자르고 쌓는 방식으로 자연을 축조한 그의 45년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는 각오다. 조각가 박은선 씨는 서울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대리석에 시간과 에너지를 응축한 근작 20여 점을 내보인다. ‘추상조각의 아버지’ 김종영의 드로잉 특별전(김종영미술관), 46세 나이로 요절한 설치미술가 박이소(국립현대미술관), 최만린(리안갤러리 대구점), 전통 돌 조각의 선구자 전뢰진(선화랑), 김수자(독일 노이스 란겐재단), 양혜규(독일 루트비히미술관), 박찬경(중국 선양 K11미술관), 이반 나바로(갤러리 현대) 등도 전시를 하거나 준비 중이다.
◆자코메티 ‘걷는 사람Ⅰ’ 947억원
조형물이 미술시장의 주요 장르로 자리를 잡으면서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미술의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 ‘걷는 사람Ⅰ’은 2010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6500만파운드(약 947억원)에 팔려 조각 작품으로는 세계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2013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미국의 팝아티스트 제프 쿤스의 대형 스테인리스스틸 조각 ‘풍선 강아지’가 무려 5840만달러(약 630억원)에 팔리며 기염을 토했다. 백남준의 작품 ‘스태그(Stag)’는 작년 5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치열한 경합 끝에 460만홍콩달러(약 6억3000만원)에 팔려 화제를 모았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조형예술의 소장 가치와 재판매 가능성이 커져 소비도 점차 늘고 있다”며 “회화보다 단가가 낮고 새로운 소비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